통영은 신선한 수산물 백화점 함께할 인재 구하기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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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로 돌아온 청년들, 나를 말하다] 정여울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통영은 생경한 지역이었다. 연고는커녕 여행 삼아 온 적도 없었다. 그런 내가 통영에서, 그것도 수산물로 창업한 것은 지역과 아이템이 갖는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문득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러다 2016년 일본 여행에서 그 ‘무엇’에 대한 답을 찾았다. 편의점에 들렀는데, 충격을 받았다. 무려 ‘문어숙회’가 있었던 것이다. 간편식으로 나온 수산 먹거리가 정말 다양했다. ‘이거다’ 싶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이것저것 찾아봤다. 그때 알았다. 한국이 전 세계 수산물 섭취량 1위 국가라는 사실을. 그런데 정작 간편식은 별로 없었다. ‘고차가공을 통한 수산간편식’이라면 먹히겠다 싶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놓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때 ‘수산물을 구하려면 어디로 가지’라는 의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떠오른 곳이 ‘통영’이었다. 어려서부터 수산물을 좋아해 부모님을 통해 산지에서 주문해 먹었는데, 출처가 바로 통영이었다.

실제로 통영은 ‘수산물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영 앞바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청정해역으로 인정했을 정도로 깨끗하다. 사업지를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망설임 없이 통영을 선택할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 준비하다 보니 마침내 기회가 왔다. 작년말 ‘하모펀드’ 투자를 받게 된 것이다. 하모펀드는 경남도가 조성한 사회적가치 투자펀드다. 덕분에 자금 걱정 없이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창업 후 꼬박 1년 동안 제품 개발에만 몰두했다. ‘현대인을 위한 프리미엄 수산식’을 목표로 일단 멸치, 붕장어, 명태를 이용한 간편식을 만들었다.

이 중 주력 상품은 ‘장어포’다. 붕장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민하다 발견한 게 ‘말린 장어’였다. 붕장어는 조림, 볶음, 튀김 등 조리법은 다양했지만 ‘간편함과 맛’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 붕장어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고 가장 맛있는 양념으로 조리 없이 먹을 방법을 고민한 끝에 탄생한 제품이 장어포였다. 문제는 ‘사람’이었다. 우리의 비전에 공감하고 목표를 위해서 함께 할 인재를 확보하기가 너무 어렵다.

단언컨대, 수도권이라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삶을 살 것인가’이다. 그걸 정하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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