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NATO 가입 언급… 연초부터 미-러 갈등 고조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러시아와 미국을 위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 갈등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핀란드가 나토 가입 가능성을 시사해 갈등 양상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헬싱키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핀란드가 언제든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둘러싼 갈등 새 국면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신년사
“언제든 나토 회원국 될 수 있다”
러 “가입 땐 군사적 대응 나설 것”
미 ‘러 침공 강력 대응’ 재차 경고
니니스퇴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앞에 놓인 과제지만 이 상황에서 유럽은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유럽) 연합 밖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등 일부 회원국의 주권까지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란드에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핀란드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군사적 동맹과 나토 가입 신청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산나 마린 총리도 별도 신년사에서 모든 국가는 안보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제1야당인 국민연합당의 페테리 오르포 대표도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앞서 국민연합당은 오랫동안 나토 가입을 주장해왔다. 오르포 대표는 “나토 가입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나토 가입은 핀란드와 이웃 국가들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를 정면 반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 쪽에서 적절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추구하는 전통적인 군사적 동맹의 불참 정책을 북유럽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 요소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그동안 러시아와 외교·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유럽 지도자가 니니스퇴 대통령일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노르웨이가 나토 창립회원국인 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여전히 나토 비회원국이다. 다만 핀란드와 스웨덴 모두 꾸준히 나토와 연합 군사훈련, 정보 공유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회원국인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약 134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와의 ‘겨울전쟁’에 패해 카렐리야 지역 영토 일부를 잃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이 결단력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담판에서 단호한 대응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뤄지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붕괴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는 등 두 사람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