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자궁경부 이형성증은 성병?
최지은 쉬즈한의원 부산점 대표원장
10년 전만 해도 “이게 무슨 병이지?”라며 생소했던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자궁경부 이형성증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유난히 이 질환이 늘어나고, 발생 연령대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진료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자궁경부 이형성증이란 자궁경부의 정상 세포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주 원인으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꼽히는데, 자궁경부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주로 성관계로 인해서 전파되어 감염되기 때문에 환자들로 하여금 ‘성병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향후 이 질환은 자궁경부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냥 방치해둬서도 안 된다.
최근 필자가 접한 이 질환 환자의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한창 결혼을 준비 중이던 만 29세 여성 환자인데, 결혼 전 산전 검사 차 갔던 병원에서 우연히 자궁경부 이형성증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됐고,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결과가 나왔다. 3달 후 다시 재검사를 했는데 좀 더 진행된 2단계라고 판정돼 원추절제술을 하고 나서 한의원에 내원했다. 원추절제술은 자궁경부의 변형된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자궁경부를 원추(원뿔)모양으로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수술 이후 자궁경부 이형성증이 1단계로 판정됐다는 점이다. 사실 수술까지는 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관찰을 좀 더하면서 병의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 환자의 경우 미혼이고 출산 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수술을 결정하기가 더욱 조심스럽기 마련인데, 수술을 진행한 좀 특이한 경우였다.
이 환자처럼 원추절제술을 한 경우 자궁경부가 짧아진 상태라 임신 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유산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성관계 또한 피해야 할 수 밖에 없다.
한의학에서는 면역 치료에 중점을 두면서 자궁과 질내 환경이 좋아져서 임신에 적절한 상태로 회복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자궁경부 이형성증은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했는데,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수십여 종이 있고,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뉜다. 저위험군은 면역력만 좋아지면 자연적으로도 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나, 고위험군은 자연 치유의 확률이 낮기 때문에 꾸준한 검진이 필요하고, 면역력 회복을 위해 한의학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수면과 식이, 운동 등 생활습관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며 성생활에 있어서도 청결과 감염 예방에 대한 남녀 모두의 인식이 중요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자궁경부 이형성증과 그 외 질환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좀 더 알아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