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양산시 신청사는 지역 랜드마크로 건립돼야
김태권 지역사회부 동부경남팀장
일본 도쿄에 가면 관공서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 있다. 신주쿠에 있는 도쿄도 청사다. 1991년 완공된 도쿄도 청사가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전망대 때문이다. 두곳의 전망대에서 도쿄 시내 야경 등 전경을 마음껏 무료로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된 것이다.
서울시청 신청사는 2012년에 건립됐다. 건물 전면에 파도치는 형상의 유리를 덮은 디자인으로 논란의 대상도 됐지만, 신청사 공간 일부를 개방해 시민청으로 조성했다. 또 1만 3000㎡의 서울광장과 잘 어우러지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도쿄도 청사처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경남 양산시 신청사 건립이 최근 확정됐다. 신청사는 오는 2029년까지 1650억 원을 들여 현재 청사 부지에 ‘통합하는 시민 중심의 공원형’으로 건립된다.
신청사는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 1000㎡의 본관과 본관 좌우에 지상 4층 연면적 3800㎡의 시의회,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6800㎡의 별관으로 구성된다. 2024년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가칭 양산시청역과도 직접 연결된다. 신청사 앞에는 서울광장보다 규모가 넓은 1만 4000㎡의 광장형 공원도 계획돼 서울광장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청사 중 별관을 먼저 건립해 기존 본관과 별관, 제2청사에 있는 사무실을 이전한 뒤 기존 본관과 별관을 철거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 외부 사무실 이용에 따라 지불해야 할 막대한 비용을 별관을 조금 크게 먼저 건립해 해결하고, 이용자 불편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별관 일부 공간은 본관 건립 후 시민에게 제공하거나 공공 임대된다.
1982년에 준공된 현 청사는 낡고 좁아 20년 전부터 신청사 건립 여론이 시작됐다. 시는 2000년대 초 양산신도시 3단계 지역에 신청사 부지 확보에 나섰지만, 부산대 양산캠퍼스 유치로 무산됐다. 이후 물금읍 군부대 부지, 신주토취장, 부산대 양산캠퍼스 유휴부지 등이 신청사 부지로 거론됐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 완료된 신청사 건립 용역에서도 현 청사와 부산대 양산캠퍼스, 원도심 한 곳을 후보지로 놓고 검토했으나 토지 매입 비용, 접근성,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현청사가 최적지로 결론 났다.
신청사 부지 선정을 두고 아쉬움을 드러내는 여론도 있다. 현 청사는 원도심 외곽에 있다. 신청사 부지에 양산문화예술회관과 비즈니스센터 등 3동의 건물이 들어선 데다 지반이 암반으로 돼 있어 지하층 파기도 쉽지 않다. 공간 이용에 제한이 불가피해 향후 확장성도 떨어진다. 신청사는 접근성과 확장성이 좋은 신도시나 신도시와 원도심을 연결할 수 있는 곳에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위치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양산시청 신청사는 양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지역 랜드마크로 건립돼야 한다는 점이다. 향후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시민들이 수시로 찾는 사랑방은 관광객이 양산에 오면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지어져야 한다. 앞으로 설계 과정에서 도쿄도 청사나 서울시청 신청사처럼 지역 랜드마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청사가 되길 고대해 본다.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