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자립경제 선순환은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부산시가 올해 시비를 대거 투입해 지역화폐인 동백전을 지난해와 같은 1조 6000억 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동백전에 대한 시의 대규모 예산 투입은 올해 정부 지원율이 8%에서 4%로 대폭 축소되고, 지난해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 2022년도 지역화폐 지원 예산이 지난해의 57% 수준인 6053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제한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지역 상권과 상인들의 동백전 의존도가 날로 높아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의적절하고 현명한 조치로 보인다. 동백전 이용으로 캐시백 혜택을 받는 시민들도 환영할 시책이 아닐 수 없다.
소상공인·이용자 의존도와 기대감 높아
올해 철저한 운영으로 뿌리내리게 해야
동백전은 지난해 4월 부산시 주관으로 출시된 전자상품권을 겸한 선불형 지역화폐다.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을 포함한 지역·동네·골목상권, 시민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며 소비의 선순환을 일으켜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동백전은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동백몰 운영 등을 통해 사용액의 25%가 신규 소비의 창출로 이어지면서 소비 진작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관광산업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관광상품권 발행과 골목특화카드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함께 도입한 택시 호출 서비스 동백택시는 택시업계와 시민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또 이달 중 부산형 공공 배달앱인 동백통 서비스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동백전이 이같이 초창기 단순 결제 플랫폼을 벗어나 확장성과 경제유발 효과가 큰 종합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는 단계에서 대폭적인 국비 감소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시비 지원을 통해 동백전 발행 규모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하기로 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천만다행이다. 더욱이 캐시백 요율은 종전대로 10%를 적용하고, 월 개인 충전 한도를 50만 원으로 확대 조정해 월 최대 5만 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한 것도 고무적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계가 어려워진 시민들의 부담 완화는 물론 동백전 이용 진작에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어서다.
동백전이 지역 상권과 상인들의 매출 신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한다면 소비를 촉진하고 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아 부산경제가 선순환하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로써 자립경제의 튼튼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테다. 그런 만큼 부산시가 올해 지역화폐의 장점을 잘 살린 운영으로 동백전 제도가 빠르게 안착하는 원년으로 만들기 바란다. 이를 위해선 지난해 예산 부족에 따른 캐시백 중단과 잦은 요율 변경, 플랫폼 시스템 장애, 운영대행사 선정 잡음처럼 이용자 불편과 불신을 초래하는 경우는 절대 없어야 하겠다. 시가 동백전에 희망을 거는 시민들의 기대감을 잘 헤아려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공공 플랫폼,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화폐로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