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5배 급증” … ‘청약 과열’‘미분양’ 양극화 심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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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아파트 시장 공급 변수

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의 대표적 부동산 선호 지역인 해운대 일대 아파트 단지들. 부산일보DB

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입주 물량도 1만 세대가량 증가한 2만 6000세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과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비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선호 지역은 청약 쏠림과 가격이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지역 내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

3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만 5797세대에 달한다. 지난해 7109세대에 비해 5배나 많은 물량이다. 부동산서베이이 측은 일부 분양이 미뤄진다고 해도 2017년 2만 9845세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지역에서는 2018년 2만 3049세대, 2019년 2만 2538세대, 2020년 2만 3792세대가 각각 분양됐다.

올해 3만 5797세대 분양 예정
지난해 7109세대 비하면 5배
분양가상한제 피한 이월 많아
입주도 2만 6285세대나 대기
선호 지역, 청약 열기 뜨거울 듯
비인기 지역, 미분양 고전할 듯


구·군별로 보면, 에코델타시티 분양의 영향으로 강서구(9722세대)가 제일 많고, 이어 남구(7272세대), 동래구(4275세대), 부산진구(2889세대), 동구(2493세대), 수영구(2254세대) 순으로 예측된다.

분양 물량 이월 현상은 유독 부산이 심하다. 올해 전국에 분양 예정인 민간 아파트는 41만여 세대로, 지난해 분양된 28만 1053세대보다 50%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부산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영향이 크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제한이 있어 ‘흥행’에 한계가 있다고 우려한 업체가 분양을 속속 미룬 것이다.

또 부산지역 분양 물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재개발지역 단지의 분양 연기도 한몫했다. 조합이 원하는 분양가를 책정받지 못하자 분양 연기를 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진구 양정1구역으로, 지난해 12월 평당 2000만 원의 분양가를 희망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심사를 통해 1581만 원으로 결정되면서 올해로 분양을 미뤘다.

부산의 입주 물량도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2만 6285세대가 입주 예정으로, 지난해(1만 7600세대) 보다 1만 가구가량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진구 연지래미안어반파크(2626세대), e편한세상시민공원(1401세대) 등 부산진구가 6625세대로 가장 많다. 이어 남구(3439세대), 기장군(2484세대), 사하구(2283세대), 서구(2101 세대) 순이다. 입주물량의 70%는 하반기에 몰려 있다. 9월 6589세대, 12월 3489세대 등 모두 1만 6927세대가 하반기에 입주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지역의 분양과 입주 물량 증가는 가뜩이나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로 최근 움츠러든 시장의 약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놨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지난해 급상승한 아파트 가격때문에 신규 단지의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 단지의 청약 열기는 올해보다 더 뜨거워 질 것”이라며 “반면 입지가 좋지 않은 소규모 단지의 경우 가격 부담으로 인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상반기 관망세 내지 약보합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에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청약에서 일부 단지의 미분양이 나오고, 금리 인상이 추가로 진행되면 집을 사려는 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누적된 입주 물량이 올 하반기 금리 인상 등의 주변 여건과 맞물려 본격적인 하락장을 이끄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업계는 통상 연 1만 8000세대가 부산의 적정 입주 물량으로 추정하는데, 지난해를 제외한 5년 동안 연간 2만 6000~2만 7000세대가 입주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산지역의 입주물량이 적었던 것도 집값 강세의 원인이었다”며 “올 하반기 시장은 입주물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며 특히, 전세가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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