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동학개미 ‘러브콜’… 새해 정책 경쟁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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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정책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대선을 두 달 여 앞두고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혹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비전 경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는 3일 새해 첫 업무일 공식 일정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의 주식거래 개장식에 참석했다. 대선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이른바 ‘1000만 동학 개미’ 표심을 겨냥한 행보다. 주가지수 상승을 기원하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나란히 매고 온 두 사람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를 받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를 보호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개선책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양 후보, 주식 개장식 참석으로 첫 일정
이, 신년 기자회견도 자동차 공장에서
윤, 매일 ‘생활 밀착형 공약’ 발표 계획
역대급 비호감 선거 혹평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사실 우리 자본시장이 매우 디스카운트(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그 원인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을 정상화하고 평가받게 하는 것이 국고를 늘리는 일이기도 하고 국민께 투자 기회를 드리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해결책으로 △주식시장 투명성·공정성 확보 △합리적인 기업 규제 등을 제시했다. 그는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정성, 성장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주가조작, 시세 조정 같은 불공정을 엄단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 혁신과 창의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가도록 규제를 합리화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프라를 튼튼히 구축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 역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 불투명성 개선 △자본시장 세제 혜택 정비 △해외 투자자가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외환제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신뢰도 낮은 회계 처리 문제를 지속 개선하고, 노후 대비 자금이 자본시장이 투자돼 국민이 누리도록 관련 제도와 세제 혜택을 잘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후보는 대외 경제 여건에도 끄덕하지 않는 자본시장 구축을 위해서는 정치·경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2022년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빠른 물가 상승 압력 속에서 통화 정책을 논의한다”며 “글로벌 유동성 공급 축소에도 끄덕하지 않는 대한민국 자본·외환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한 차례 자본시장 관련 공약으로 맞붙은 바 있다. 이 후보 직속 기구인 공정시장위원회와 선대위 금융경제특보단은 지난달 26일 주식시장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해 사전 감시·사후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주식시장 개혁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등을 골자로 한 ‘1000만 개미투자자를 살리는 자본시장 선진화’로 맞불을 놨다.

이처럼 양당 후보는 새해를 기점으로 네거티브 대신 정책 경쟁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 후보가 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여의도 당사 대신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진행키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이번 회견에서 코로나, 양극화, 청년실업, 저출생 고령화, 기후문제 등 위기 상황 진단과 극복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후보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2일 하루에만 ‘디지털플랫폼 정부’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 ‘택시기사 보호 칸막이 국가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등 4건의 정책을 쏟아냈다. 또한 ‘석열 씨의 심쿵 약속’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매일 한 건씩 ‘생활 밀착형 공약’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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