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로 빚어낸 현대인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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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만든 샤넬 백과 레고, 욕망을 사유하다.

키미킴 작가는 한국 대학에서 섬유공예, 목공예, 금속공예, 칠공예 등을 배우고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도자기를 전공했다.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의 한국 첫 개인전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마레에서 열리고 있다. 키미킴은 “부산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시작은 부산에서 하고 싶었다”고 했다.

부산 출신 키미킴 개인전
샤넬 백 등 도자기로 표현
15일까지 갤러리마레

키미킴은 도자기로 욕망을 그려낸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샤넬 백을 매개체로 해서 욕망을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샤넬을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무언가를 가지고 싶을 때와 가지지 못할 때의 감정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죠.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특유의 엠보싱 이미지를 살려낸 ‘도자기 샤넬 백’은 다양하게 표현된다. 액체 금에 담가 번쩍거리게 만들거나, 표백제에 담가 빈티지한 느낌을 내기도 한다. 수묵화 붓 터치를 더하고 자개 가루를 덧붙여 한국적 느낌을 살린 것도 있다. 스와로브스키 진주를 연결해서 가방 손잡이를 만들기도 한다.

키미킴은 가지고 싶은 것은 최대한 예쁘게, 가질 수 없는 것은 최대한 못나게 만든다고 했다. 찌그러뜨리거나 손잡이가 빠진 샤넬 백 같은 못난 것, 가지지 못한 욕망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서는 만날 수 없다.

샤넬 백 시리즈가 소유의 욕망을 다룬다면 레고 시리즈는 예술 창작에 대한 욕망을 이야기한다. 1구에서 최대 16구까지 레고 브릭을 도자기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사람들이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흙을 염색해서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조각으로 만들어냈다.

욕망을 담아낸 두 시리즈에 이어 키미킴은 전시에서 웨이브 시리즈도 공개한다. 작가가 20대 때 다이빙을 배우면서 본 해조류의 움직임을 담아낸 작품이다. “페이퍼클레이 반죽을 뜯어서 밀대로 밀고, 하나하나 손으로 붙여서 모양을 만들어냈어요. 여기에 작품을 구울 때 불의 움직임이 더해져 바닷속 알지 못하는 생명체가 움직이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키미킴 개인전 ‘I choose to be GRATEFUL’은 15일까지 열린다. 051-757-1114.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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