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해양교육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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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얻는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린 대영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시기의 정치인·탐험가인 월터 롤리가 남긴 명언이다. 이 말은 유럽이 고대 그리스 에게해에서 시작해 지중해와 대서양, 태평양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는 동안 차례로 바다를 장악했던 국가들이 최강대국으로 성장해 번영을 누렸다는 역사적 고찰에서 나왔다. 해양 경쟁력이 곧 국력임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된다.

우리 역사를 봐도 통일신라 시대 장보고 대사와 임진왜란 때의 이순신 장군이 바다 사정을 꿰뚫고 잘 이용했기에 각각 해상무역왕과 구국의 영웅이 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된 미국도 해양에 관한 이해도와 친근감을 높이는 교육을 해양력 유지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미국은 2002년부터 해양적 소양을 갖춘 시민 육성을 목표로 바다에 대한 관심과 활용 능력을 키우는 국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은 2007년 해양교육 의무화를 위한 해양기본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해양 전문 인재 육성, 어린이와 청년 해양교육 추진, 해양에 대한 국민의 이해 증진에 중점을 둔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을 위협하는 G2로 부상한 중국 역시 2008년 국가해양사업 발전계획을 수립한 뒤 해양교육 강화와 해양 인력 양성에 매달리며 해양경제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부산시가 신설될 해양교육협의회에서 2년간 활동할 15명가량의 위원을 이달 7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해양·교육 전문가들로 이뤄진 협의기구를 운영해 시민 해양의식 고취와 해양문화 확산에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고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2월 19일 해양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해양교육문화법이 시행되고 ‘부산시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진흥 조례’가 제정된 데 따른 후속 행정이다.

잠재력이 무궁한 해양의 개발과 보호에 힘써 해양부국이 되는 길에 해양교육은 필수적이다. 바다와 친숙한 해양문화가 창달되고 진취적·모험적인 해양의식이 강해져 널리 퍼진다면 국가 해양력 강화는 시간문제인 까닭이다. 전국에서 해양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활성화돼 공교육과 사회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특히 부산은 국내 해양수도와 동북아 물류 허브를 넘어 동북아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만큼 해양교육 분야에서도 이에 걸맞게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해양 지도자까지 키우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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