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이 돌아오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길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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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을 떠났던 청년들 일부가 연어가 모천으로 회귀하듯이 돌아오고 있다. 부울경이 가진 매력에 반해 지역으로 터전을 옮겨 오는 타지 청년들도 있다고 한다. 새해 벽두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부울경에서 자란 청년들은 대학 입학과 취업이라는 관문 탓에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터전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도권의 과도하게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치열한 경쟁 때문에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이다. 청년 인구 유출 현상은 여전하지만, 절대적인 유출 인구가 점차 줄어든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특별지자체 주요 보직 청년에 맡겨
균형발전 선도 모델로 부각시켜야

부산 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은 이전부터 전국 혁신도시 평균을 웃돌았다. 부산은 날씨가 쾌적하고 미세먼지도 덜해 ‘사람이 살기 좋은 동네’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교육과 일자리이다. 자녀가 고학령이 될수록 한계를 느끼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서울’이 지상과제가 된 탓이다. 기업들은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사람들은 인적 네트워크가 수도권보다 열악하다고 불안해한다. 시작부터 전반적인 관리와 조언을 해주는 소프트웨어적 지원이 절실한 창업의 경우도 그렇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부산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결국 부산은 소비 도시로, 생산자 관점에서는 열악한 도시라는 것이다.

수도권 일극화가 심화되는 대한민국에서 부산만으로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 초 특별지자체 설치로 부울경이 800만 인구의 생활·경제·문화·행정 공동체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한 해를 정리하는 마지막 현장 방문 행사를 동남권 4개 철도건설사업 개통식으로 잡아 부산~울산 광역철도를 시승한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했다. 문 대통령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수도권 집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면서 “부산·울산·경남 초광역 협력이 성공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시 강조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균형발전의 모델로 부각될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여야는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을 앞두고 2030세대에 목을 매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청년 세대를 정부 내각에 참여시키겠다고 경쟁적으로 약속한다. 부울경 메가시티도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청년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에서 정부의 장관급 주요 보직을 청년에게 과감하게 맡기라고 제언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청년의 힘을 키워 주면 청년이 살고 싶은 부울경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기구 통합을 넘어 지방대 위기 등 부울경의 핵심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수준까지 할 일이 많다. 청년이 돌아오는 부울경이 되려면 메가시티가 길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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