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 물류 완전 자동화 처리… 세계 톱3 스마트 허브항만 도약
[부산항 진해신항 시대] (하) 한국형 스마트항만 건설
최근 코로나19와 이상기후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글로벌 경제·산업 구조 전반은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세계 해운산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의 주요 경쟁항만은 앞다퉈 스마트항만 건설에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집약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미국의 롱비치항, 중국의 상하이항 등엔 완전자동화 터미널이 들어서고 있으며,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독일의 함부르크항, 싱가포르항은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실시간 공유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을 항만에 도입하고 있다.
대규모·대수심 부두 9선석 건설
2032년 연간 3200만 TEU 처리
생산성 재래식보다 40% 향상
전기식 친환경 하역장비 운영
AMP 확대 도입 탄소중립 실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을 때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중국의 청도항, 상하이 양산항, 미국의 롱비치항 등에서는 완전자동화 터미널이 동일 항만 내에서 다른 터미널 대비 접안시간, 기항횟수, 처리 물동량 등에서 운영의 우수성이 증명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항만은 크레인·트럭 등을 대상으로 물류·하역작업의 효율성을 위해 원격조정과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스마트항만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화물의 주인인 화주↔해운사↔항만↔내륙운송사업자까지 체계적인 정보를 공유하며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항만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상조건, 화물의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IoT기술, 화물의 입출항 선박과 화물의 데이터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AI), 대형선박이 실어온 화물을 정해진 시간 내 처리할 수 있는 완전자동화설비가 구축돼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첨단·친환경 항만, 고부가가치 디지털 항만이라는 비전을 담은 한국형 스마트항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새해부터 본격 착수에 들어가는 부산항 진해신항(제2신항)은 국내 기술이 집약된 ‘한국형 스마트항만’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대규모·대수심의 컨테이너 부두 9선석이 건설돼 초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해지며, 완전자동화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해 부산항은 2032년에 연간 3200만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분)의 물동량을 처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완전자동화 기반의 스마트항만은 기존 재래식 부두의 하역능력에 비해 생산성이 40% 가깝게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부두운영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세계 2위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의 컨테이너물동량 처리 항만인 부산항이 세계 톱3(TOP3) 스마트 물류 허브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해신항은 항만의 운영 효율성 및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안벽-이송-야드 등 전 영역 완전자동화 터미널로 건설되며 해운물류 통합시스템 등 자동화 기술이 도입된다. 기존에는 선사 및 운송업체가 화물운송을 위해 종이문서나 각 운영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데이터 오류 혹은 누락 등으로 터미널 게이트 부근의 정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해운물류 통합시스템을 도입하면 종이문서를 전자 인수도증으로 변경해 컨테이너 반출입이 용이해진다. 이로 인해 그동안 단절돼 있던 운송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불필요한 대기시간과 업무량을 단축할 수 있다. 완전자동화로 고위험 작업의 인력투입이 최소화되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진해신항은 2050 탄소중립에 대비한 친환경 항만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전 영역 자동화에 따라 친환경 하역장비(전기식·배터리식)로 운영됨으로써 탄소 저감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완전자동화 터미널을 운영 중인 미국 롱비치항의 경우 2019년에 이미 2030년 목표인 하역장비 탄소제로를 거의 달성한 바 있다.
진해신항은 육상전원공급설비(AMP) 확대 도입을 통해 정박 중 발생하는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터미널(부두)의 전력생산은 자립형 소형풍력발전기와 펜스형 태양광패널 등을 통해 항만의 탄소중립 실현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항만의 경관개선과 항만 개발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진해신항 북측 호안 접경부에 길이 2.6km, 평균 폭 170m의 수림대(44만 2000㎡)를 조성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저감하게 함으로써 친환경항만 구축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계획이다.
아울러 진해신항의 스마트항만 개발은 국내 장비 제조기업 및 연관 기업의 시장을 확대하고 기술력도 제고할 전망이다.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원격조정 방식의 운영이 가능해지며 여성일자리 창출과 IT(정보통신)기술 적용 확대로 청년 일자리 창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창균 해수부 항만국장은 “부산항 진해신항의 스마트항만 개발은 항만 운영의 효율성 제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장비를 통한 탄소 저감, 관련 기업 및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