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수면 아래서 이야기들이 소용돌이 치는 여백의 작품"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배우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를 ‘여백이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수면 위는 조용하지만, 그 아래에선 이야기가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어서다. 그는 “인간의 감정과 심리 묘사를 따라가면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작품”이라며 “캐릭터에 집중한 힘이 있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TV 시리즈 중 글로벌 7위로 출발해 3위까지 오르며 주목받았다. 전반적으로 느린 호흡으로 흘러가는 탓에 ‘창의적’이라는 평과 ‘지루하다’는 평이 공존한다. 배두나는 이번 작품이 고요하고, 여백이 있어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초반에 자극적인 걸로 시선을 잡는 작품도 많지만, 이번 드라마는 그런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며 “시나리오도 생각보다 짧고 여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항용) 감독님의 단편을 보고 그런 여백을 이해했다”면서 “비주얼적으로 채울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여백이 주는 무언가를 좋아하기도 한다”고 했다.

배두나는 이번 작품에서 우주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송지안’을 연기했다. 지안은 스물두 살에 박사학위를 딴 천재 과학자다. 그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을 모티브로 잡았다”며 “말이 없고 자외선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사람처럼 얼굴이 하얀 느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1부에서 (언니의 죽음을 대가로) 우주항공국 국장에게서 식수배급권 최고등급인 골드카드를 받는 장면이 있어요. 그 카드를 받는 순간이 너무 상처이고 충격이더라고요. 캐릭터의 톤 앤 매너는 그 신 하나에서 시작했어요.”

작품에는 물 부족 현상을 배경 삼아 현실을 풍자한 대목도 보인다. 배두나는 “이 작품이 수퍼 히어로물은 아니다”며 “보통 인간들의 간절함이 담긴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무겁다기보단 깊이감이 있다”며 “연기를 하면서 미래의 아이들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평소에 ‘인간만 잘살면 되는 건가?’ ‘인간을 위해 자연의 조화를 깨야 하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이번 작품은 그런 지점을 좀 더 고민하게 해요. 콘텐츠의 순기능을 가진 작품이죠.”

배두나는 독립영화와 상업 영화, 국내외를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왔다. 배두나는 “다양한 경험들이 연기 활동의 원동력”이라며 “많이 부딪히고 경험하는 게 나의 전투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작품을 하고, 해외에 나가서 작품을 찍는 과정들이 정말 재미있어요. 그런 경험이 저에게 힐링이 돼요. 될 수 있으면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남유정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