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 ‘운수권 재배정’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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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관련된 ‘운수권 재배정’ 방침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노리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항공업계 재편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운수권 재배정은 LCC 업계의 지형을 바꿔놓을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놓게 되는 장거리 핵심 노선 운수권을 LCC가 차지하면 사실상 또 하나의 대형항공사(FSC)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있다.

장거리 핵심 노선 내놓을 경우
티웨이항공 등 LCC 약진 예상
자회사 에어부산은 성장에 한계

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있던 국내 LCC들은 호주나 유럽 일부 국가 등 중거리 노선으로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티웨이항공(사진)의 경우 3월부터 중형 항공기 A330-300 기종의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A330-300은 최대 항속거리가 1만 186㎞에 달해 시드니, 크로아티아, 하와이 등의 중거리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장거리 노선을 재배정할 경우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급격하게 몸집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운수권 및 슬롯 재분배에 앞서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거리 기종에 대한 추가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런던, 파리,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LA, 뉴욕 같은 북미까지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기 추가 도입을 검토하며 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은 김포공항발 국제선, 인도네시아, 몽골 노선 등 중단거리 노선 운수권에 대해서도 획득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에어부산, 진에어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의 경우 통합되더라도 중장거리 노선 진출이 어려워져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LCC는 중장거리 노선에서 모회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하나의 회사’로 분류돼 운수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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