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 1채면 부산 최저가 아파트 217채 산다
지난해 부산 아파트 거래 분석
지난해 부산지역 내 주택가격 격차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 거래 아파트 대부분이 해운대·수영·남구에 몰려 지역별 편차도 여전했다.
4일 동의대학교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5분위(상위 20%) 주택 평균 가격은 8억 7745만 원으로, 2015년 4억 4255만 원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1분위(하위 20%) 주택 평균 가격은 2015년 1억 186만 원에서 2021년 1억 3207만 원으로 30%가량 오른 데 그쳤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차이를 알 수 있는 5분위 배율(5분위 가격을 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은 지난해 6.6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9년 4.4~4.7 사이를 기록하다 2020년 들어 6.0으로 급상승한 후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고가·저가 주택 가격차 6.6배
2015년 4.4배서 격차 벌어져
해·수·남과 타 지역 편차 커져
해운대 35.3%↑ 중구 2.3%↑
엘시티 43억 5000만 원 최고가
중구 아파트 2000만 원 최저가
지역별 가격 편차도 심하다. 최근 3년(2019~2021)간 부산지역 내 주택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해운대구(35.3%), 수영구(22.0%), 연제구(19.7%), 동래구(18.4%), 강서구(16.9%)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은 중구(2.3%)이고, 서구(3.9%), 영도구(5.3%) 순이었다. 같은 기간 부산 평균 상승률은 15.6%이고, 전국 평균은 15.3%를 기록했다.
부산의 고가 아파트 대부분은 일명 ‘해수남’에 집중돼 있다. 솔렉스마케팅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 최고가 아파트는 해운대엘시티더샵(75평, 43억 5000만 원)이었다. 반면 부산 중구의 A아파트(전용 36.36㎡)는 2000만 원에 거래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일명 ‘국민 평수’(국평)로 불리는 30평형(전용 84㎡) 아파트 중 고가로 거래된 아파트 역시 해운대에 몰려 있다. 최고가 거래 아파트는 마린시티 자이(34평형, 18억 3000만 원)였으며, 이어 경남마리나(32평) 17억 원, 해운대롯데캐슬스타(35평) 16억 5000만 원, 트럼프월드센텀1(34평) 16억 2000만 원, 해운대자이2차(33평) 14억 8000만 원 순이었다. 30평형대 최고가 아파트 10곳의 평균 거래가격은 15억 1300만 원으로, 부산 평균인 4억 100만 원의 4배에 달했다.
부산 지역 내 편차뿐 아니라 부산과 서울 간 격차도 여전했다. 서울과 부산 주택가격의 격차를 나타내는 주택가격배율은 2021년 2.41배로, 전년도 2.52배보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가격 자체는 부산의 주택가격이 서울의 40%에 불과했다. 2021년 11월 기준 서울의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8억 7936억 원인 반면, 부산은 3억 6472억 원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평균 주택매매가는 전국 평균(4억 2645만 원)보다도 낮다.
동의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대학원장은 “몇 년 사이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려는 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해지면서 전국적으로는 서울로, 부산 지역 내에서는 1급지로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며 “부산 전체 소득 수준을 키우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서울과 부산의 격차가 줄어들고, 부산 내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