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보란 듯… “이재명은 심는다” 탈모 공약 대박·원팀 행보 가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검토 중인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소위 ‘대박’을 쳤다. 온라인 탈모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는데,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毛(모)를 위해! 나를 위해!”라고 적은 데 이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 등에 올리면서 적잖은 반향을 낳고 있다.
탈모인에게 민감한 ‘뽑는다’는 표현 대신 ‘심는다’는 표현을 활용해 표심을 파고들었는데, 생활밀착형 공약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민주당에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며 “저는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소확행 공약’ 동영상 인기몰이
이낙연과 광주서 ‘비전 회의’
국힘 내분과 대비, 효과 극대화
민주당 박주민, 김남국 의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디씨)’에 직접 글을 올려 자신들의 탈모 이력을 고백하는 한편, 탈모 정책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아 달라고 요청하는 등 측면 지원을 했다. 공약을 발굴한 청년선대위는 5일 오후 ‘청년 탈모 비상대책 위원회 초청 간담회’까지 마련했다.
물론 야권을 중심으로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 시 건보 재정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 측에서 임플란트 공약 역시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진 터라 더 그랬다. 다이어트 치료나 피부 레이저 시술 등에도 건보를 적용해 줘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것이 뻔하고 재정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원팀 행보’에도 속도를 붙였다.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공동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비전 회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했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비전위 위원장님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국민 통합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함께하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대사면 방침에 따른 과거 탈당자들의 복귀 등도 언급하며 통합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전 대표는 양극화 해소와 복지 확충 등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심화해야 한다며 “그 일을 이재명 동지와 민주당이 해내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 행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며 김종인 총괄위원장과 결별하는 상황과 대비되면서 진영 결집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율 역전에 이은 상승 흐름을 굳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IMF 외환위기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는 자랑스러운 당”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더 단단해져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전 국민이 다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전 국민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며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말씀은 아니지만, 원칙적으로 그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전 국민 지원금 필요성을 재차 언급한 뒤 ‘대선을 앞두고 현금 살포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과 재정당국 등의 반대 기류가 일부 감지되자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