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도심은 보수 텃밭? 올해 선거 ‘지각변동’ 관심
올해 선거에서 그간 뚜렷하게 갈렸던 부산 각 지역의 ‘전통적 정치색’이 희석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도시 개발, 세대교체에 따른 유권자층 변화로 과거와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부산에서 ‘강(强)보수’ 성향을 띤 곳은 동·중·서였다. 영도를 제외한 원도심 지역이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이들 지역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득표율은 부산 구·군 중 1~3위를 기록했다. 당시 대선에서 이 3곳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보다 홍 후보 득표율이 높았다.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이 3곳만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 지지율이 40%를 넘었다.
동·중·서구 등 강보수세 전통
도시 개발로 유권자층 변화
전통적 지지세 희석 가능성도
그러나 같은 원도심인 영도의 정치 성향은 전혀 다르다. 19대 대선과 2018년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득표율이 부산 전체를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덜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과거 내리 3선을 한 보수 정당 출신의 어윤태 구청장이 큰 득표 차로 당선되는 등 표심 예측이 쉽지 않은 지역이다.
또 눈에 띄는 지역은 수영이다. 수영은 보수세가 덜한 동부산의 해운대·남·기장과는 달리 강보수 성향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4·7 보궐선거, 2018년 시장 선거에서 부산 평균보다 2%포인트 이상 보수 후보 득표율이 높았다. 보수가 참패한 2018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서구와 함께 ‘유이’하게 보수 구청장을 배출했다.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차재권 교수는 “영도의 경우 제주나 호남에서 넘어온 유권자 비율이 높고, 수영은 과거 보수정권의 개발 특수를 봤던 전통적 부촌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지지성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선거 판세를 완전히 뒤집을 만큼 정치색이 짙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역적 정치색이 올해 선거부터는 두드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개발과 2차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의 고령층 진입으로 각 지역 유권자층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 왔기 때문이다. 신도시 조성 영향으로 진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센 강서·기장도 젊은 층의 표심이 불확실해 선거 결과를 종잡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향후 선거에서는 지역 기반보다는 정치 전반에 대한 평가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지선은 앞서 실시되는 대선 결과에 따라 지역적 정치색이 완전히 가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