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승부수, ‘윤다움’ 정치에 달렸다
“이젠 오롯이 후보 자신의 역량에 달렸다.”
대선을 63일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을 향한 주변의 전망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 후보 중심의 선대위 재면 재구성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최근 추락하는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후보는 이날 발표한 쇄신안에서 6개월 전 정치 입문 당시의 ‘윤석열다움’을 회복하는 동시에 당과 조직의 힘을 빌리기보다 후보를 중심으로 한 기동형 선대위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지율 반등 모멘텀 마련 주목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려
예전 강단 보여 주면 전환 가능
집토끼로 쪼그라들 것 반론도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우선 당 내홍에 발목이 잡혀 리더십도, 카리스마도 상실하는 듯하던 윤 후보가 모처럼 정권과 맞섰던 예전의 강단을 보여 주면서 현재의 답답한 국면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윤 후보 측 인사들은 “윤 후보가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때가 살아 있는 권력에 홀로 맞설 때였는데, 정치권 문법에 휘둘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게 지지층의 실망을 부른 것”이라며 “그동안 후보의 역량도 충분히 다듬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윤석열의 정치를 보여 주는 게 맞다”고 말한다.
반대로 중도와 2030에 대한 영향력이 갖춘 김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조력이 어려워지면서 지지층이 ‘집토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또 윤 후보가 당초 강조한 통합의 리더십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의 한 야권 인사는 “여론조사를 보면 위기의 원인이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나. 2030의 이탈이 최근 지지율 추락의 결정적 요인”이라며 “더 최악의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변수는 윤 후보 자신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크게 앞섰던 지지율이 불과 한 달여 만에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은 윤 후보의 취약한 리더십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5일 후보 선출 뒤 한 달 가까이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이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을 방치한 정치력 부재, 배우자 김건희 씨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한 안일한 대응, 각종 실언 논란에 정책 역량 미비 등이 연이어 도드라지면서 지도자로서 자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도 이를 감안한 듯 이날 회견에서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재구성된 선대위 내부의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는 문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의 ‘원팀 구성’도 윤 후보가 속히 풀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전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