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 3명 중 1명 “수학 스스로 포기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예비 고3) 학생 셋 중 한 명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이며, 초·중·고교생 대부분이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5일 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전국 수포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24일~12월 17일 전국 초(6학년)·중(3학년)·고(2학년) 학생 3707명과 교사 390명 등 모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에서 고등학생 응답자 중 32.8%가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의 같은 학년 수학교과 기초학력수준미달 비율(13.5%)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학생은 22.6%, 초등학생은 11.6%가 수포자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설문
“수능 킬러문항 출제가 주범”
수학교사 81% “시험 개선을”
수학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수포자’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고등학생은 72.4%, 중학생은 60.8%, 초등학생도 절반에 가까운 44.9%가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초·중·고 수학교사들은 ‘수포자’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누적된 학습 결손’을 꼽았다. 고등학교 수학교사의 51%는 수능 ‘킬러문항 ’ 출제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와 관련 초·중·고 수학교사들 중 81%는 현행 수능 수학시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75.8%, 중학생 83.8%, 고등학생 86.7% 등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수학 사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 비율이 높았다. 이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현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걱정 측은 “차기 정부에서 현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등 학생 스스로 학습동기를 고취시키고 학습 성장을 돕는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수능에서 소위 ‘킬러 문항’을 계속 출제해 사교육을 받도록 만드는 현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