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앞바다 양식 굴 폐사 피해 100억 넘었다
속보=지난 연말 경남 남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양식 굴 집단폐사(부산일보 지난달 2일 자 6면 보도) 피해 규모가 1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경남 거제)이 경남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경남 남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굴 폐사 피해액은 103억 8400만 원이다. 피해 어가는 400곳, 면적은 577ha로 집계됐다. 이는 경남도 내 굴 양식장(3474ha)의 17%에 해당한다.
고성 해역 40억 육박 최대 피해
통영·거제 등도 지원 방안 시급
수산과학원 “여름 긴 가뭄 탓”
고성 해역이 134어가, 218.7ha, 39억 3700만 원으로 피해가 가장 컸다. 통영은 187어가, 215.5ha, 38억 7900만 원이며, 거제는 75어가, 138.8ha, 24억 9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창원 앞바다에 있는 4어가, 3.8ha 양식장에도 6900만 원 상당의 폐사가 확인됐다.
서일준 의원은 “전례없는 집단폐사로 어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피해복구와 지원 방안이 이뤄지도록 소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인 규명에 나선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는 이번 폐사가 지난여름 긴 가뭄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가 폐사체 시료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짧은 장마로 인해 육지의 영양염 공급이 끊겨 굴이 먹이 섭취를 제대로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염은 질소, 인 등 바닷속 생물이 정상적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물질이다. 보통 비에 씻겨 내려가 바다로 유입된다. 이 영양염이 굴의 주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량을 좌우한다. 보통 산란을 마친 굴은 9월부터 본격적인 먹이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데, 지난여름 유난히 짧았던 장마와 가을 가뭄 탓에 영얌염이 농도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가을(9~11월) 경남 남해안 일대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굴 양식장이 밀집한 통영의 경우, 이 기간 내린 비가 218.5mm로 최근 10년 중 가장 적었다.
글·사진=김민진 기자 m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