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유 "'고요의 바다' 찍고 샤워 습관 바뀌었어요"
“이 작품 하고 나니 샤워할 때 물 쓰는 걸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배우 공유는 ‘고요의 바다’에 출연하고 나서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겨울엔 따뜻한 물로 화장실에 온기를 채운 다음 샤워를 하는데, 이 작품을 찍고 난 뒤 그런 습관을 고치게 됐다. 공유는 “시청자 분도 저랑 똑같은 경험을 했다더라”면서 “보람됐다”고 말했다.
가까운 미래, 지구는 물 부족에 시달린다. 사람들은 ‘식수 배급카드’ 등급에 따라 다른 양의 물을 수급받으며 살아간다. 공유는 이 작품에서 ‘발해 기지’에 파견된 대원들을 통솔하는 탐사대장 한윤재 역을 맡았다. 그는 “윤재의 시니컬하고 책임감 강한 부분이 저와 다소 비슷하다”고 했다.
공유는 tvN 드라마 ‘도깨비’ 이후로 ‘주 종목’인 로맨스 대신 영화 ‘밀정’ ‘82년생 김지영’ ‘서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장르를 선택해왔다. 이번 작품도 그러한 도전의 연장선에 있다. 환경 문제와 자원 경쟁, 계급 장벽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유는 “이 드라마를 인문학적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의 비윤리성을 감당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기술과 인간·윤리 등 공유의 전작인 영화 ‘서복’과 맞닿은 지점도 있다. 그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에 끌린다”며 “고민해볼 만한 부분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런 작품을 할 때마다 제 철학과 신념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가 맞다고 말하는 것에 우르르 몰려다니기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갈등 속에서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겠죠.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는 작품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싶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허구의 창작물이지만, 연기를 하다보면 작품의 이야기를 고민하며 했던 생각들이 마음에 남는단다. 공유는 “내가 대단하다거나 철학적인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며 “그런 고민들을 통해서 내게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공유는 이번 작품 제작에 참여한 정우성을 언급하며 “자극과 반성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획이나 프로듀싱을 해보고 싶긴 하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게라도 담아내고 싶은 욕심과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바람을 곁들인다. “정우성 씨를 보면서 제 정도의 열정을 가지곤 건들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더라고요. 그래도 나중에 도전은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