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2주 연속으로 하락했던 부산 강서구에 아파트 매물(매매물량)이 1년 전보다 4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전체 아파트 매물도 늘어났지만, 다른 시도에 비하면 증가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부산의 아파트 매물은 3만 1111건으로 1년 전(2만 8116건)보다 10.4% 증가했다. 부산만 증가한 것은 아니고, 인천과 강원도가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매물이 늘었다.

부산은 매물 증가율이 다른 시·도에 비해 낮았다. 서울은 13.9%, 대구 96.5%, 울산 32.9%, 세종은 37.9% 늘었다. 대체로 매물이 많이 늘어난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거나 상승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1년 전보다 매물 40.2% 늘어
부산 전체는 10.4% 증가 그쳐
1월 첫째 주 지역 아파트 가격
강서구 0.08%로 하락폭 최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산은 아파트 가격이 1월 첫째 주에 0.02% 상승(지난주 대비)했다. 16개 구·군 가운데 중구 동구 강서구 3곳이 하락했는데, 강서구는 0.08%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서구의 경우 현재 매물이 1583건으로, 1년 전보다 40.2%가 늘어났다. 이어 연제구 매물이 2421건으로 34.9% 증가했고, 동래구는 2659건으로 33.9% 늘어났다.

중구(매물 157건)와 더불어 서구(689건) 사상구(1603건) 영도구(740건) 남구(2223건) 사하구(2891건)는 매물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이 가운데 남구와 사하구는 감소율이 0.2~0.4%여서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해운대구는 현재 매물이 3649건으로 11.9% 증가했다.

아파트별로는 남구 대연동 대연자이 매물이 85건으로, 226.9% 증가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사상구 엄궁동 엄궁롯데캐슬리버와 수영구 망미동 수영 SK뷰 1단지가 매물 증가율이 높았다.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롯데캐슬골드센트럴은 매물이 139건에서 40건으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새해 들어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하락지역이 확대되면서 매수 심리도 약해졌다. 매수심리는 매매수급지수로 판단하는데, 부산의 경우 1월 첫째 주 95.9다. 지난해 12월 셋째 주 100 아래로 하락한 뒤 3주 연속으로 100을 밑돌고 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이라는 것은 현재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도 매매수급지수가 96.5로 100에 못미쳤으며 경남은 100.4로 100을 웃돌고 있다.

현재 아파트 가격은 변곡점에 와 있다. 2021년 한 해 동안 쉬지 않고 오르던 가격이 연말에 주춤하면서 일부 지역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거래가 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그칠지, 가격 하락폭을 키울지는 대선 정책 변수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주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일단 대선 결과를 본 이후에 매매하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전체적으로는 가격 자체가 많이 올라서 정부 정책과는 상관없이 매수자들이 좀 더 기다려 보자고 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