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지 모르는 잉글랜드 FA컵… ‘언더독의 반란’ 속출
3라운드 64강전 이변 속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대회에서 ‘반전 드라마’가 속출하고 있다. 1부리그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FC가 2부 팀에 덜미를 잡히고, 역시 1부 팀인 뉴캐슬FC는 3부리그 팀에 패했다. 6부리그 팀인 키더민스터 해리어스는 2부 팀인 레딩FC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1-2022 FA컵 3라운드 64강전에서 아스널이 챔피언십(2부리그) 팀인 노팅엄 포레스트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스널은 FA컵 최다 우승(14회) 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4라운드에도 진출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아스널은 4년 전인 2017~2018 FA컵 3라운드에서도 노팅엄에게 2-4로 져 4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아스널, 2부 팀에 0-1 패배
뉴캐슬, 3부 리그 팀에 수모
6부 키더민스터, 2부 팀 잡아
토트넘, 3부 팀에 3-1 ‘진땀승’
아스널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세를 퍼부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오히려 후반 38분 노팅엄의 루이스 그래번에게 결승골을 얻어 맞았다. 라이언 예이츠가 오르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그래번이 문전에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은 반격에 나섰지만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고, 노팅엄에 0-1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우리는 부족했고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으나, 오늘은 아스널의 수준이 아니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전날인 9일엔 뉴캐슬FC가 3부리그 팀인 케임브리지 유나이티드에 0-1로 지는 수모를 당했다.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뉴캐슬은 후반 11분 케임브리지의 조 아이언사이드에게 실점한 뒤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뉴캐슬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돼 ‘부자 구단’ 반열에 올랐으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9위로 강등권에 머물러 있다. 최근 잉글랜드 국가대표 키런 트리피어를 영입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으나, 트리피어가 출전한 첫 경기에서 3부 팀에 덜미를 잡혔다. 케임브리지는 3부리그 24개 팀 중 16위에 있는 팀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이변은 6부리그 키더민스터 해리어스가 2부리그 팀 레딩을 잡은 사실이다. 키더민스터는 9일 홈에서 레딩을 맞아 전반 45분 제오르제 푸슈카슈에게 선제 실점을 했으나, 후반 24분 샘 오스틴의 동점 골에 이어 후반 37분 아마리 모건-스미스의 역전 골로 극적인 뒤집기 승을 거뒀다. 이는 무려 80계단 위에 있는 팀을 누른 대이변이다.
이 외에도 5부리그 팀인 보럼우드FC는 3부 팀인 AFC윔블던을 2-0으로 꺾었고, 4부리그 소속 하트풀 유나이티드는 2부 팀 블랙풀FC를 2-1로 눌러 4라운드에 진출했다. 2부리그 허더즈필드 타운도 1부 팀 번리FC를 2-1 잡고 4라운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 홋스퍼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손흥민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10일 안방에서 3부리그 팀인 모어캠비FC와 FA컵 3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은 전반 33분 상대 앤서니 오코너에게 선제 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계속 끌려가다 후반 29분 해리 해리 윙크스의 프리킥 골로 겨우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40분 모라의 역전 골, 3분 뒤 케인의 쐐기 골이 터지며 3-1 ‘진땀승’을 거두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언더독의 반란’이 속출하는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는 다음 달 4∼7일 주말에 진행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