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안 보이는 ‘지역 균형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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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서 지역균형발전은 보이지 않는다. 윤 후보가 11일 국정 운영 비전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지역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해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밝힌 지역 공약마저도 주로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 몰려 있어 지역 불균형의 원인으로 꼽히는 비수도권 인구 유출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후 국정 운영 구상을 공개했다. 주요 키워드는 ‘코로나19’ ‘저성장·저출생·양극화 심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위기’였다. 윤 후보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관련, 정부의 방역 무능을 꼬집으며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끝내 볼 수 없었다.

신년 회견서도 구체 방안 없어
핵심 사업 대부분 수도권·충청

윤 후보는 그간 지역 방문 일정에서 권역별 맞춤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면에 내세운 핵심 사업 대부분은 수도권과 충청권 표심을 겨냥한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일 김포와 강남을 잇기로 했다가 좌초된 GTX(광역급행철도)-D 노선을 다시 강남으로 잇고 2개의 신설 노선을 만들며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인천 구간을 지하화해 지역 간 단절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윤 후보가 ‘1순위’ 경제 공약으로 비수도권 지역 융합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과 최첨단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송오창·대덕·세종·익산 등 충청과 전북 일부에 한정됐다. 이에 충청권이 행정수도 이슈 등으로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느는 상황에 중부지역 집중 개발 전략은 수도권 인구 집중을 가속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정권교체 여론이나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영남을 대하는 윤 후보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방문 때는 이미 추진 중인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과 달빛내륙철도(광주~대구) 건설 등 기존 숙원 사업을 되풀이했다.

윤 후보가 부산을 공략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준석 대표와 극적 화해가 이뤄진 ‘울산 회동’ 다음 날 부산을 찾기는 했지만, 이 자리에서 윤 후보가 밝힌 부산 공약은 지난해 7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방문에서 밝혔던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적극 지원의 반복일 뿐이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표는 대선 최대 격전지로 부산을 꼽으며 힘 싣기에 나서지만 정작 후보의 태도를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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