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대금리 확대 ‘조삼모사’
은행권이 연초부터 우대금리를 속속 되살리고 있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우대금리를 부활한 뒤 가산금리도 많게는 0.5%포인트(P) 이상 더 높여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3일 10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P,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도 0.5%P 올렸다.
우대금리, 달리 말해 거래실적 등 조건에 따라 깎아주는 금리가 최대 0.6%P나 부활했으니, 대다수 금융소비자는 대출 금리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실상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주택담보대출인 ‘우리아파트론(1∼3등급·만기 35년)’ 변동금리 상품의 최저 금리는 지난해 12월 31일 3.84%에서 다음 영업일인 올해 1월 3일 3.80%로 불과 0.04%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 상품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최저 금리 하락 폭도 0.06%P에 불과했다.
이처럼 0.5∼0.6%P에 이르는 우대금리 확대가 전혀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우리은행이 같은 시점에 거의 우대금리 상승 폭만큼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대출금리 산정 과정에서 은행이 업무·위험 비용 등을 명분으로 지표금리에 덧붙이는 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우리아파트론’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2.80%에서 3.26%로 하루 사이 무려 0.46%P 높였다.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의 가산금리 역시 작년 12월 31일 1.98%에서 올해 1월 3일 2.51%로 0.53%P나 뛰었다.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우리은행의 이달 초 가산금리 조정 폭은 더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3%P 되살렸지만, 가산금리는 작년 12월 말과 같은 3.52%를 유지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