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이음’ 정차역 유치, 부산 지자체 이어 울산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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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열차 ‘KTX-이음(EMU-260)’의 2024년 완전 개통을 앞두고 부산·울산 지역 정차역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 동래구에 이어 울산시까지 유치 경쟁에 가세하며 불꽃 튀는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KTX-이음’은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고속열차로 최고속도가 시속 260km에 달한다. 현재 진행 중인 ‘도담~영천’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면 2024년 부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5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KTX-이음은 부산 부전역에서 서울 청량리역까지 이어지는 중앙선(부전~안동~원주~청량리) 노선에서 운행된다. KTX-이음이 달릴 중앙선 노선은 지난달 2단계가 개통한 동해선(부전역~태화강역)과 65.7km 구간이 겹친다. 이에 따라 동해선 1~2단계 노선이 지나는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은 일찌감치 ‘주민 이동 편의 향상’과 ‘관광객 유치’를 내걸고 정차역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주민 이동 편의 향상’ 등 내걸고
해운대 2·기장 3·동래 1곳 경쟁
울산시도 나서 ‘유치 대전’ 펼쳐
국토부 “신해운대역 우선 정차”
답변받은 해운대구 경쟁서 느긋
정차역 개통 2개월 전 최종 확정

유치전에는 해운대구가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KTX-이음의 신해운대역과 벡스코역 정차는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의 공약이었다. 해운대구는 벡스코역의 선로가 단선이어서 KTX-이음 정차가 불가능하다는 국토교통부 답변 이후 센텀역 정차로 선회했고, 현재 신해운대역과 센텀역 두 곳을 정차역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역 모두 이용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한 차는 신해운대역에, 다음 차는 센텀역에 번갈아 정차하는 방식이다.

기장군은 기장역, 일광역, 좌천역 3곳 중 1곳은 반드시 정차역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예산 4000만 원을 투입해 어떤 역이 이용 수요와 편의 등에서 가장 적합한지 따지는 용역에 들어간다. 기장군은 동해선 시종점인 부전역과 태화강역의 중간에 있는 기장역이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음역 유치 범군민 서명 운동을 진행해 받은 연명서(13만 3000명)를 최근 국토부와 코레일 측에 전달했다.

김석용 기장군청 2030전략사업팀장은 “기장군 인구 75%에 달하는 군민들이 이음역 개설을 원하고 있다”며 “기장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고, 동해선 부전역과 태화강역의 중간에 위치해 KTX-이음이 정차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고 말했다.

동래구도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지난해 지역 주민들이 동래역을 정차역으로 해 달라는 민원을 구청에 넣었고, 동래구청은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등에 정차역 유치를 건의했다. 구은주 동래구청 교통과 팀장은 “동래역에 KTX-이음이 정차하면 동래읍성, 동래온천 등과 연계가 쉬워 관광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울산시는 동해선 남창역과 태화강역, 현재 무궁화호가 운행 중인 북울산역 총 3곳을 대상으로 올렸다. 울산시 광역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지속해서 코레일과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울산시민 접근성 향상을 위해 반드시 KTX-이음 정차역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가장 느긋한 곳은 해운대구다. 해운대구청은 2020년 국토부로부터 ‘신해운대역은 정차 시설이 갖춰져 우선 정차하는 것으로 검토한다’는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센텀역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KTX-이음 정차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센텀역 정차를 요구하면서 해운대구에 정차역을 2곳이나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용객 수요와 인구 등을 고려할 때 해운대구에 정차역을 두는 건 맞지만, 2곳이나 두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여론도 있다.

해운대구의회 임말숙(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신해운대역에 정차가 유력한 상황인데, 무리하게 2곳 모두에 정차를 요구할 경우 해운대구 유치 전략에 차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KTX-이음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최종 승패는 개통 직전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경쟁 지자체들은 동해선 노선 중 최소 2곳 정도는 KTX-이음역이 정차할 것으로 내다본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차역은 개통 6개월 전 정차역 수요조사 등을 통해 운행 계획을 수립한 뒤 개통 2개월 전 국토부가 최종 승인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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