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안 보이는 대선, 지방선대위 책임 통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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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 지방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모여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제1차 중앙지방협력회의가 13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제2 국무회의 성격을 갖는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공식 출범은 역사적인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블랙홀 같은 ‘수도권 일극화’가 국가의 장래마저 어둡게 만드는 현실 앞에서 축하하는 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노무현 정부보다 균형발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던 약속을 떠올리면 실망감이 큰 게 사실이다. 지금은 중앙이 협력해 지방의 활력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지방소멸과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전국 공약만 쏟아지는 대선은 안 돼
새 먹거리 등 정책 개발해 공약화를

쇠퇴하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을 절호의 기회인 대통령 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안타깝게도 지방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는 데다 과거에 비해 지방색까지 줄어들자 여야 대선 후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국적 공약만을 쏟아 내고 있어서다. 지방이 사라진 대신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한 공약은 넘쳐난다. 지금처럼 지방 공약이 안 보이는 대선으로 흐르고 있는 데는 지방선대위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하겠다. 아무리 중앙선대위의 내부 갈등 탓이라고 해도 국민의힘 부산선대위가 15일에 발족한다니 너무 늦었다.

특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지방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족한 ‘지방 감수성’은 윤 후보의 또 다른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윤 후보는 13일에도 한 정책 토론회에서 지역대학 소멸 문제를 언급했지만, 신년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얼마 전 부산 대개조 핵심 프로젝트인 ‘경부선 지하화’ 추진을 약속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윤 후보 개인 탓으로 볼 일은 아니다. 부산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사항을 공약화하는 것은 부산선대위,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부산지역이 지금처럼 입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된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부산시민들은 해운·항만·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 부활 운동을 펼쳐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중앙만 쳐다보고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다간 요즘 세상에 굶어 죽기 십상이다. 여야 양대 후보 지지율이 접전을 이어 가면서 부울경에서의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은 이대로 추락하느냐 새롭게 도약하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 육성 같은 지역민의 삶에 중요한 정책을 만들어 부산 공약으로 내놔야 한다. 지역 문제를 얼마나 대선 공약화하느냐가 여야 부산선대위의 최우선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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