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이미 하고 있거나 계획 중”
부산지역 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테랑’의 노하우와 ‘루키’의 참신함이 협업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의 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상의, 기업인 107명 설문
“계획 있다” 50% “투자 중” 27%
사업다각화·신기술 확보 이유
부산상공회의소는 13일 ‘부산지역 기업인 스타트업 관심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해 12월 부산상의가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부산 스타트업데이 99도 행사’에 참여한 기업인 1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인의 50%가 ‘향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협업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27.3%나 됐다. 나머지 22.7%만이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역 기업인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투자 의향을 보여주는 항목이다.
투자 형태에 대해서는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등 금융상품이나 투자조합 형태의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한 기업인이 34.8%인 것에 비해 ‘지분 투자 방식의 직접투자’를 선호한 기업인은 60.6%나 됐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이유로는 ‘신규사업 진출을 포함한 사업다각화’(38.5%)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신규투자처 확보’(22.9%)와 ‘선도기술 확보’(18.3%)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결국 기존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사업 진출에 관심을 크게 갖게 됐고, 이런 관심이 스타트업 투자나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꾀하는 방향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지역 기업의 니즈가 스타트업 육성에 반영된다면 기업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조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탈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 대다수가 투자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기업 중심의 투자 생태계 조성은 지역 스타트업의 막힌 자금처를 뚫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질문에 ‘IT 기반의 플랫폼 소프트웨어’(16.8%)가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그 다음으로 ‘소비자 제품 및 서비스’(14.9%), ‘제조기술’(14.3%), ‘유통서비스’(12.4%), ‘바이오·헬스케어’(11.8%), ‘미디어·콘텐츠’(9.3%)의 순으로 응답했다. 지역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투자 플랫폼 확대'(27.6%)와 ‘유망 스타트업 발굴 강화'(24.4%), ‘투자 인센티브 강화’(18.7%), ‘규제 완화’(17.1%), ‘정책자금 지원 확대’(12.2%) 등을 꼽았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역 기업의 투자는 사업다각화 측면뿐만 아니라 부산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청년들의 역외이탈을 막는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투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투자 의향이 있는 기업과 매칭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