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양식업계, ‘한파 저수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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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든지 잘 버텨줘야 할 텐데….”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13일 오전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앞바다. 네모난 해상 가두리양식장 수조 가운데를 주시하던 어민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는 “지금 수온이 9.4도다. 사흘 새 1도나 떨어졌다. 물고기 움직임도 눈에 띄게 둔해졌다”며 “예전엔 태풍하고 적조만 잘 피하면 됐는데, 지금은 일 년, 열두 달 숨 돌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작년 여름 기록적 폭염이 몰고 온 고수온에 홍역을 치른 경남 남해안 어류양식업계가 올겨울 저수온 확산 조짐에 전전긍긍이다. 이미 전남 앞바다에는 특보가 발령된 상황이어서, 아직 고수온 피해 충격을 떨쳐내지 못한 어민들은 또다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작년 고수온 폐사 피해 어민들
마땅한 대책도 없이 발만 동동

국립수산과학원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영하권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남 남해안 수온이 불과 2~3일 사이 1도 이상 떨어졌다. 현재 낮은 해역은 8도, 높은 곳은 12도 안팎이다.

경남 앞바다에서 사육 중인 어류는 2억 4000만여 마리. 이 중 30%인 7000만여 마리가 저수온에 취약한 돔과 쥐치류다. 돔과 쥐치는 온수성 어종으로 영상 20~28도가 적정 수온이다. 2011년 통영과 거제, 남해 양식장에서 350만여 마리가 저수온에 떼죽음한 이후 매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발생 예측이 어렵고 마땅한 예방대책도 없어 현장에선 속수무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선 겨울에도 수온이 10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해역으로 양식장을 통째로 옮기는 게 최선이지만, 이미 각종 양식 시설로 포화 상태라 적정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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