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가계 대출 옥죄자 전세 대출 ‘불거졌다’
지난해 은행의 전세대출 증가액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29조 5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0년의 33조 7000억 원에서 4조 2000억 원이 감소한 규모다. 그러나 은행권의 연간 전체 가계대출(71조 6000억 원)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2%에 달해 2020년의 33.5%보다 더 확대됐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41%
총량관리 제외·전세값 상승 영향
올해 가계부채 관리의 주요 변수
지난해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됐으나 전세대출은 총량 관리에서 제외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화가 작았다. 전셋값 급등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의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2000억 원 감소했는데도 전세대출은 1조 8000억 원 늘었다.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에도 전세대출 수요는 2조 원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전세대출은 올해도 가계부채 관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차주단위(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로 대출 한도 관리가 강화됐으나 전세대출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이 올해에도 전 금융권을 상대로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일부 보험사는 지난해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하고 나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대출 총량 목표치를 지키기 위해 그해 11월과 12월에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으나 올해 들어서 지난 3일 판매를 재개했다. 지난해 9월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DB손해보험도 올해 들어 다시 판매에 나섰다. 다른 보험사들도 대출 총량 목표가 정해지는 대로 작년에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주택담보대출과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했는데 올해 재개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