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2 최순실” 국힘 “태산명동서일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여야의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이번 대선레이스의 핵심 뇌관으로 여겨지던 ‘김건희 리스크’ 결정판이 공개되자 저마다 유리한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어찌 됐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저마다 유리한 프레임 씌우기에 안간힘
국힘,안도하면서도 무속인 악재에 촉각

더불어민주당은 MBC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만큼 여론의 흐름을 조심스레 살피면서도 세세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는 모습이 읽힌다. 방송 이후 여론 흐름의 유불리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신 민주당은 국민의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의혹 불씨를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민주당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보도 내용보다 보도를 접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본 인식에 경악하고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김 씨를 비선 실세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녹취에서 드러났다며 이번 논란을 ‘제2의 최순실 등장’으로 부각하는 양상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보다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고 밝혔다.

거기다 이날 윤 후보 선대본에 무속인 출신 인사가 고문으로 활동 중이라는 한 언론 보도가 나온 터라 이와 관련해서도 김 씨를 배후로 지목하는 기류가 보인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최순실 사태처럼 흘러갈까 걱정스럽다”며 “자칭 ‘국사’인 무속인 건진대사가 선대위 인재 영입을 담당하고 있다는 기사도 충격”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윤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만한 내용은 없다는 평가로 읽힌다. 이준석 대표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17일 “‘태산명동서일필’(태산이 쩡쩡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결과는 생쥐 한 마리가 튀어나왔을 뿐)이라는 기사도 나왔다”며 “우려할 만한 폭탄급의 결정적인 건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취재진의 관련 물음에 “그건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민지형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