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철마산 M16 공장건설 계약 체결
[SNT모티브와 함께 하는 자주국방 인in人]
한국 국방장관과 미국 콜트사 사장이 한국에 M16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날은 1971년 3월 13일이다.
이 날짜 <부산일보>는 1면 톱 기사로 'M16공장건설 계약 체결'이라는 주 제목으로 정래혁 국방장관과 폴 벤케 미 콜트사 사장의 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다.
정 국방장관은 12일 오전 10시 국방장관회의실에서 M16 소총 구성품을 100% 국내생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정문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M16 소총의 구성품을 100%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제작권리를 한국 측에 부여하는 면허협정, 국내 생산을 위한 기술제원과 기술 지원 용역을 콜트사가 제공하도록 규정한 기술지원협정, 쌍방 간의 합의 각서 등으로 이루어졌다.
관련 재원은 1500만 달러를 차관 형식으로 미국에서 빌리는 내용도 포함돼 3월 하순 미 정부와 차관 도입협정을 정식 체결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날 계약 체결식에는 정 국방장관과 신원식 군수차관보, 유근창 국방차관, 심흥선 합참의장, 콜트사 폴 벤케 사장, 롤 거빈스 콜트사 법률담당관, 스미디 UN군 참모장, 랙슨 미군사고문단장 등이 동석했다.
이날 협정은 1968년 5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자주국방을 위한 방위산업육성책이 마련된 이후 1969년초 미국 정부에 정식제의, 1969년 6월 제1차 한미국방 각료회담에서의 지원 약속에 이어 지속한 협의에서 도출된 내용이었다. 한·미 양측은 1971년 2월 미국 워싱턴에서 실무자 간 초안 문서를 가조인 했다.
협정에 따라 부산 기장군 철마면 소총생산 공장은 4월 착공되는데 연간 10만 대를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기사는 소개하고 있다.
이 날짜 부산일보 3면 사설에는 공교롭게도 자주국방과 관련한 사설이 실렸다. 사설의 제목은 '18년 만의 자주방위'다. 사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자주국방이라고 어렵게 말할 것은 없다. 내힘으로 내땅을 지키고, 내손으로 우리민족의 자유를 지킨다. 이것이다. 우리는 18년 만에 비로소 155마일 휴전선을 전담하게 된 오늘을 맞아 자주국방을 실천하게 됐다'라는 문장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미군이 맡고 있던 서부전선 18마일의 방위선을 국군이 이양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실상부 휴전선 전역의 경계근무를 국군이 맡게되는 자주방위를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말미에 자주국방의 근본은 내 손으로 무기를 만드는 것이다고 설파한다. '우리 방위산업의 시급한 육성이다. 자주국방은 내 손으로 무기를 만들 수 있을 때 비로소 실질적인 것이 되기 때문이다. 휴전선의 방위 전담은 우리에게 새로운 정치적 국면의 전개를 재촉하고 있는 줄 안다'고 사설은 끝맺는다.
3월 13일 자 <부산일보>는 대한민국 자주방위, 자주국방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