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샴푸·기저귀·면도기까지? 끝나지 않는 ‘코로나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이 수십년만의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프록터앤드갬블(P&G), 유니레버 등 글로벌 생활용품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해 세계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40년 만에 최고치인 7%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미국에서는 이미 자동차, 휘발유, 주택임차료, 패스트푸드, 식당 메뉴 가격 등 생활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P&G·유니레버 등 잇단 인상
전 세계 장바구니 물가 ‘비상’
기저귀 팸퍼스, 면도기 질레트로 유명한 미국 P&G는 다음달 28일부터 세제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P&G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단 타이드 세제와 다우니 섬유유연제와 같은 섬유 관련 제품의 가격을 이때부터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 중순부터 개인 건강용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유통업체들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가격 인상은 상반기에만 그치지 않고 연중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미 P&G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소비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기저귀를 비롯한 아기용품과 스킨케어 등 10개 부문 제품 가격을 이미 인상했으며, 미국 시장뿐 아니라 일부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계속되는 가격 인상은 원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등 각종 생산 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데 따른 조치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P&G의 자체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2개 분기 연속 올라갔다. 이 회사가 예상한 원자재 비용은 3분기 21억 달러에서 4분기 23억 달러로, 물류비는 3분기 2억 달러에서 4분기 3억 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회사 측은 제품 가격을 올리더라도 소비자들이 별다른 저항 없이 계속 지갑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P&G 외에 경쟁사인 유니레버, 킴벌리클라크 등도 전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빚어진 운임료 상승 등 생산 비용 증가분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