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그1 첫 해트트릭 황의조, 기록도 함께 터졌다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뛰는 황의조(30·지롱댕 드 보르도)가 프랑스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인생 경기’를 펼쳤다. 더불어 리그1 아시아 국적 선수 최다 골을 기록을 작성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전력에도 ‘청신호’를 켰다.
황의조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다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2라운드 RC스트라스부르와의 홈 경기에서 3골을 몰아쳐 보르도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13일 트루아AC와 경기 후 한 달 여 동안 침묵을 지키던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한꺼번에 리그 7·8·9호 골을 잇따라 쏟아부었다.
종전 박주영 25골 넘어선
아시아 선수 최다 27골 기록
보르도, 스트라스부르에 4-3
손흥민·황희찬 공백 최소화
월드컵 최종예선 벤투호 희소식
이날 황의조는 전반 17분 레미 우댕이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어 선제 골을 신고했다. 팀 동료 알베르토 엘리스의 골로 2-0으로 앞선 전반 39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한 번 더 갈랐다.
스트라스부르에 두 골을 내주며 3-2로 쫓기던 후반 45분 이날 경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무리 골을 터트렸다. 역습 기회에서 엘리스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문을 뚫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황의조의 득점에 힘입어 보로드는 후반 추가시간 한 골 더 실점했으나, 4-3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보르도는 3연패 사슬을 끊으내며 4승 8무 10패(승점 20)로 20개 구단 가운데 17위로 올라서며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이날 세 골을 몰아넣은 황의조는 리그1 통산 27호 골을 기록하며 리그1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박주영(37·울산 현대)이 갖고 있던 25골이다. 리그 득점 순위도 공동 8위(9골)로 뛰어올랐다. 1위는 13골의 비삼 벤 예데르(AS모나코)다.
또한 황의조는 손흥민·구자철에 이어 유럽 5대 빅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 두 차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 차례 기록했다. 구자철은 독일 FC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던 때 한 차례 기록한 바 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황의조에게 만점에 가까운 평점 9.51점을 줬다.
황의조의 눈부신 활약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대표팀은 27일 레바논, 내달 1일 시리아를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8차전을 치른다. 이번 2연전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황의조가 보여준 골 결정력은 이들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대표팀 공격력 상승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벤투호는 이번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기간 가진 아이슬란드, 몰도바와 평가전에서 5-1, 4-0 대승을 거두며 절정의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국내파 선수들과 황의조를 비롯한 해외파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손흥민·황희찬의 빈 틈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황의조는 스트라스부르전 직후 터키로 이동해 24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