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거래소는 토큰 상장 미뤄지고 오픈할 거래소는 개점 계속 늦추고
지역 NFT 거래소
지난해 발 빠르게 추진됐던 부산지역 내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소(마켓)들의 행보에 올해 들어 일제히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말 오픈한 마켓은 주거래 토큰의 상장이 미뤄지며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또 다른 마켓은 최근 오픈 일정 자체를 오는 5~6월까지 크게 미뤘다. 게다가 부산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거래소 또한 관련 용역보고서가 완성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진전이 없어, 다양한 디지털자산 거래의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부산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빠른 속도 내세운 오너마켓 지난달 오픈 불구
마켓 거래 수단 BUS 상장 미뤄져 ‘개점휴업’
해외 상장 추진으로 구매 방식도 번거로워져
올해 개점 예정 NFT On, 준비 부족으로 연기
부산시 추진 디지털자산거래소도 ‘지지부진’
부산 첫 NFT 마켓인 ‘오너마켓’(Owner Market)은 지난달 31일 오픈했다. 오너마켓은 시그마체인 네트워크를 자체 메인넷으로 하는 NFT마켓으로, NFT 마켓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 NFT 마켓보다 처리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체 메인넷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마켓 내 거래 역시 자체 발행하는 ‘버스’(BUS) 토큰으로 이뤄진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BUS를 구입한 후 이를 오너마켓 지갑으로 옮겨와 NFT 콘텐츠를 구매하는 구조다.
문제는 마켓 거래수단인 BUS의 가상자산거래소 상장이 일정과는 달리 계속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너마켓 운영자 (주)BOS는 당초 1월 둘째 주까지 BUS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1월이 다 가도록 상장 소식이 요원한 실정. 오너마켓의 거래수단인 BUS를 구입할 곳이 없으니, 오너마켓 역시 ‘개점휴업’인 셈이다.
게다가 BUS의 상장 거래소 역시 당초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 거래만 가능한 해외 거래소로 바뀌었다. 이 경우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구매한 뒤 다시 해외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옮긴 후 BUS를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기존 국내 NFT 마켓에 비해 빠른 거래 속도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NFT 구매 방식은 상대적으로 더 번거로워진 것이다.
이에 대해 BOS 관계자는 “12일까지 상장될 것이라는 거래소 측 답변을 받고 마켓 오픈을 진행했지만 일정이 미뤄져 예비 투자자들에게 죄송하다”며 “곧 상장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은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해명했다.
오너마켓이 토큰의 상장 지연으로 ‘개점휴업’ 상태라면, 또 하나의 NFT 마켓 ‘NFT On’은 개점 자체가 계속 연기되는 실정이다. NFT On을 개발 중인 (주)온더 측은 최근 “마켓 오픈을 위한 기술적 준비는 마쳤지만, 마켓 내에 판매할 NFT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더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춘 후 마켓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며 “오픈 시기는 대략 5~6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FT On 역시 지난해 말 오픈을 목적으로 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올해 초로 한 차례 일정이 연기된 후 또 한 번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한편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자산거래소 역시 그 속도가 더디다. 부산시는 지난해 기존 가상자산에 더해 NFT나 STO(증권형토큰)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거래하는 통합 거래소를 부산에 설립기로 하고 그에 관한 용역을 실시했다. 지난해 말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체적인 실행 플랜을 수립해 추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용역 보고서가 나온 지 한 달이 넘도록 거래소의 구체적인 형태조차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거래소에 부산시가 참여하는 방식, 특례 적용 방식 등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하는 중”이라며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아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추진 방향은 변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