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앙 재정권 이양, 안 후보 '지방 살리기' 승부 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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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중앙의 재정권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이야말로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4일 윤석열 후보에 이어 25일 한국지방신문협회와의 인터뷰에 나선 안 후보는 민간 기업을 유치해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치분권의 핵심이 실질적인 재정 권한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재정분권 정신을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안 후보의 주장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평가할 수 있다. 안 후보는 또 교통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 부울경 메가시티를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출신임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그런 만큼 대선 과정에서 구체적 정책과 비전을 세워 ‘지방 살리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재정분권·메가시티 등 지역 현안 천착
PK 출신답게 균형발전 의지 보여 주길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의 성패가 재정분권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가 재정과 지방 재정의 비율이 8 대 2 수준에 그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구체적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5.5 대 24.5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당초 제시한 7 대 3 목표에도 못 미친다. 열악한 지방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 비율을 분권 선진국들의 수준인 4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안 후보가 지방정부의 실질적 재정권을 강조한 만큼 재정분권을 공약으로 삼는 등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그러나 친원전 색깔을 드러낸 안 후보의 시각은 우려스러운 부분에 속한다. 안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소와 관련해 지역에 인센티브를 주고 공모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함께 “원전 없는 탄소 중립은 허구”라는 견해를 견지해 왔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에너지가 필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을 머리에 이고 사는 PK 주민 입장에서는 원전의 위험과 공포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후보라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친원전 정책의 위험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안 후보는 자신을 진정 ‘PK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일이다. 그렇다면 마땅히 지역의 핵심 현안에 더 천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자치분권 개헌과 부울경 메가시티,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은 부울경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들이다. 지금까지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시도들이 있었으나 제대로 된 결실은 없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방분권·균형발전은 차기 정부에서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고 더불어 지방분권 개헌도 이뤄져야 한다. PK 출신답게 안 후보는 철저히 지역의 입장에 초점을 맞춰 지방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기 바란다. 그것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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