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인제대병원 부지, 결국 부동산 업체에 매각… 다음은?
경남 김해 북부신도시에서 장기간 방치돼 온 인제대 백병원 부지가 결국 부동산 컨설팅 전문업체에 매각됐다.
지역민들의 원성 속에 신도시에 장기간 방치돼 온 이 부지의 해결 방안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향후 활용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26일 김해시와 인제대학교에 따르면 김해시 삼계동 1518 일원 3만 4139㎡ 규모의 종합의료시설 부지 소유자인 인제학원이 최근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서울 소재 한 부동산컨설팅전문업체에 부지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입찰가격은 380여억 원으로 알려졌다.
‘종합병원’ 용도 지정 삼계동 땅
인제학원, 26년 방치하다 포기
서울 업체와 380억 매매 계약
김해시 “용도 변경 계획 없어”
향후 부지 활용 방안에 관심
인제학원 측은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은 맞지만 계약절차가 최종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3월 잔금 처리 등 계약이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그 이후 소유권 이전 등 마무리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부지는 북부신도시의 종합의료시설(종합병원) 용도다. 김해시가 1996년 북부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상 종합병원으로 지정했고, 당시 인제학원이 백병원 건립 부지로 140여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인제학원은 곧이어 외환위기와 학교경영 악화 등을 겪으면서 병원 설립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김해시에 병원건립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이어 인제학원은 그동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한 공매 등 부지 매각을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별다른 진척 없이 지금껏 방치돼 왔다.
김해시도 해당 부지에 대해 국내 다른 대학병원 유치는 물론 병원 관련 시설, 의료 관련 기관 유치 등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했지만 결과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시가 해당 부지를 직접 매입해 관내 공공의료시설을 집적화하는 대안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했으나, 사업비 확보 실패와 주변 주민 반발 우려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당 부지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매입자가 아직 해당 부지에 대한 활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계약을 체결한 매입자가 부동산컨설팅회사라는 점에 기대를 건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종합병원’ 용도로 지정된 만큼 병원시설 외에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북부신도시 조성 당시 종합병원 건립부지로 알고 입주한 주변 주민들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김해시도 소유권 변경과는 상관없이 용도 변경은 검토 사항이 아니라고 못박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부지를 매입한 업체로부터 사업계획이나 용도변경 제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병원부지로 공개입찰을 했고, 용도변경이나 사업계획에 대해 입장을 낼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