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경제적 자립 위해 교육 인프라 구축에 힘쓸 것”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정정복 신임 라오스 명예영사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라오스가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 구축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언론, 교육청 등과 힘을 합쳐 학교를 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정복 서융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라오스 정부로부터 라오스 명예영사로 임명됐다. “20년간 활동했던 김창민 전임 명예영사님이 추천해주신 덕분에 명예영사를 맡게 됐습니다.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던 중 인류애 실천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박·부동산 사업 ‘서융’ 그룹 회장
국내 선진 농업·축산업 기술 전수
기업 라오스 진출 때 행정 지원도

정 명예영사는 2월 22일 라오스 정부를 방문해 현안을 파악하고 협력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그는 18일 임명장을 받고 김태흠(한-라오스친선협회 부회장)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바로 만나 비전과 생각을 공유했고 필요 시 국회의 도움도 받기로 했다.

“우리나라 국토 2.5배인 라오스는 농업 국가로 기후조건이 좋습니다. 2~3모작이 가능한 데 기술, 비료 등이 없어서 1모작에 그치고 있죠. 10~20년 뒤를 내다보고 국내 선진 농업기술을 이전해 라오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라오스 젊은이들을 우리나라 농촌에 데려와서 첨단기법 농사 기술을 접하게 하고, 선진 목축기술도 이전해 라오스 축산업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정 명예영사는 또 “국내 관광객이 라오스를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게 현지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내 기업인들이 라오스에 진출할 때 행정적인 편의를 제공하도록 라오스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라오스의 자립에 방점을 둔 것은 2016년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한 네팔 트레킹 경험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당시 에베레스트 관문인 해발 4000m의 남체지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목격했다. “네팔에 학교를 19개를 지은 엄 대장은 네팔이 자립하도록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며 교육 투자를 강조했어요. 그 말에 공감해 네팔 18차 학교를 제가 독자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정 명예영사는 엄 대장과 함께 2015년 네팔 대지진 때 무너진 사찰을 복원했고, 2017년 네팔 남체에 병원 건립도 함께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정 명예영사는 젊은 시절 유기준(당시 변호사) 전 국회의원과 로버트 할리가 함께한 법률사무소에서 선박 압류 집행 업무를 담당하면서 선박 관리사업에 눈을 떴다. 여기서 축적된 자산을 토대로 2006년 (주)서융을 설립했으며 이를 모기업으로 (주)현담, 서융J&K, 서융소프트웨어, 선박관리·운영업체인 동아선박, 동아해운 등 6개 회사를 세웠다.

“(주)서융은 부동산개발과 임대사업을 하는 회사로,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부동산 임대를 하는 사업에 특화돼 있습니다. 정부가 할 일을 민간 기업이 대신하는 셈이죠.”

그는 바쁘게 사업을 하면서도 늦깎이로 향학열을 불태웠다. 2011년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그는 2012년 한국해양대에 입학했다. 경제·경영학 학사를 마친 뒤 대학원 과정에 바로 돌입해 2020년 2월 한국해양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지금은 한국해양대 경제산업학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2018년 모교인 한국해양대에 경제산업학관과 현담라운지 등 건물을 교육공간으로 기부했다. 부산시축구협회장을 맡았던 2019년 6월 한국과 호주의 A매치를 부산에 15년 만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