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쫓겨난 미얀마 난민들, 강가에서 불안한 ‘임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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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태국 매솟에 임시로 정착했던 미얀마 난민들이 태국으로부터 구호를 받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태국 정부가 최근 미얀마 난민 3000여 명을 돌려보냈지만,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두려워 미얀마 쪽 강둑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태국 당국은 최근 북부 딱주 매솟 지역의 미얀마 난민촌을 철거하고 그곳에서 생활하던 난민 3000여 명을 미얀마로 돌려보냈다. 앞서 미얀마군 공세가 심해지면서 지난달 13일 기준 4700명 이상이 태국으로 넘어온 상태라고 방송은 전한 바 있다.

북부 딱주 매솟 지역 난민촌 철거
3000여 명 강 건너 미얀마 귀국
두려움에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

3000여 명은 카렌주 래꺼꼬 지역의 주민들로, 지난해 12월 중순 미얀마군이 공습과 포 공격까지 하자 이를 피해 따웅 인(태국명 모에이) 강을 건너 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후 인근 목장 지대에 난민촌을 형성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난민촌이 철거되자 미얀마 쪽으로 강을 건너 돌아갔지만, 살던 곳으로 가지 않고 강둑 인근에 임시 움막을 짓고 생활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태국에 본부를 둔 구호단체 관계자는 방송에 “지난 며칠간 태국 당국이 난민촌을 폐쇄한 뒤 난민촌에는 더는 난민이 없다”며 “난민촌에 있던 3000∼4000명은 너무 두려워 그들의 집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쪽 강둑에 방수포 등으로 임시 쉼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강둑에서 생활하는 한 피란민은 방송에 “식수가 부족하다보니 깨끗하지 않은 물을 먹다가 많은 이들이 설사 증상을 보였다”면서 “특히 우기에는 비가 많이 와 많은 아이가 아프기도 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카렌 지역을 통제 중인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도 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태국 딱주 주정부 관계자나 매솟 지역 관리들은 미얀마 난민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등은 안전을 이유로 태국으로 넘어온 난민들을 태국 정부가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이들의 송환이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군부 인사들을 유혈 탄압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1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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