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시·도지사 선거 ‘현역 대결’로 압축
6월 부산·울산·경남(PK) 광역단체장 선거가 ‘현역들의 대결’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PK 시·도지사 선거가 11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지도부가 3월 대선 때까지 지방선거 활동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하면서 원외 인사들은 사실상 배제되고 대중성과 인지도가 높은 현직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위주의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됐지만 전국 17개 시·도에서 단 2명만 등록을 마쳤다. 물론 부울경에선 단 1명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대선 이외의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시킨 상황에서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할 후보는 없다.
대선 ‘올인’에 신진 등장 어려워
부산, 현 시장 대 여당 의원 유력
경남·울산도 비슷한 구도 전망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늦어도 5월 초까지 부울경 시·도지사 후보를 선출한다. 대선이 끝난 뒤 길어야 50일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 게다가 대선 승패와 무관하게 여야 모두 현역 위주의 경선전이 전개될 확률이 높다. 원외 인사들의 입지는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산 더불어민주당에선 재선 의원 3인방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중 전재수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전 의원은 “시장선거 경선 붐 조성을 위해선 많은 인사가 뛰어들어야 한다”며 본인도 “부산시장 경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인호 의원도 “기회가 되면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도 ‘선거 6개월 전 당직 사퇴’ 규정만 풀리면 곧바로 당내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현 부산시장이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있고, 서병수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부 측근들로부터 계속 출마 제의를 받고 있다.
울산에선 민주당 송철호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국민의힘에선 이채익·서범수·박성민 의원 간 3파전이 예상된다. 3선의 이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고,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의 조직을 책임지고 있다. 울산경찰청장 출신의 서 의원은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세 의원 모두 중앙 정치권에서 상당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울산시장 출마를 준비해 온 전직 의원들은 차츰 배제되는 분위기이다.
경남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경남지사 출신인 김 의원은 현재 이재명 후보 직속 균형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윤영석 박완수 윤한홍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이들 중 윤영석 의원은 중앙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이고 박 의원은 행정자치혁신위원장이다.
다만 국민의힘 경남지사 경선에선 김태호(3선) 의원의 거취가 결정적인 변수다. 재선의 경남지사 출신으로 차차기 대선주자인 김 의원이 당내 경선에 나설 경우 기존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