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거꾸로 쇤 명절… 2만 명대 확진은 예고편
부산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설 연휴 기간에 ‘감염 폭발’ 현상이 빚어졌다. 부산시민 100명 가운데 1명이 확진자로 기록되는 분기점을 넘어섰다. 연휴 뒤 검사 수가 늘어나면, 하루 확진자가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 기사 3면
부산시는 2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1267명이 발생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만 667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하루 563명의 확진자가 나와 처음으로 500명대에 진입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감염 규모가 배 이상 커진 것이다.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3만 4431명을 기록해 부산 인구 339만여 명의 1%를 넘어섰다. 2020년 2월 부산 첫 감염자가 나온 지 2년 만에 시민 100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셈이다.
설 연휴 부산 1000명 훌쩍 넘어
검사 수 줄어 실제 규모 더 클 듯
2년간 시민 100명 중 1명 감염
이달 말 전국 10만 명 넘을 수도
위중증 환자 안정적 관리가 관건
폭발적인 감염 확산은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넷째 주 부산의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77.1%다. 둘째 주 14.6%, 셋째 주 32.6%과 비교해 보면, 매주 검출률이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날 0시 기준 경남에서도 902명, 울산에서는 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뚜렷한 확산세가 확인됐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2만 270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만 명대에 진입했다.
특히 2일 신규 확진자는 코로나19 검사 수가 줄어드는 연휴 기간 중에 집계된 기록인 만큼, 실제 감염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연휴 동안 감염자들까지 집계되기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하루 3만~4만 명씩 확진되는 상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 넘게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렇게 되면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가정과 직장 등 일상 공간 어디에서든 감염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확진자 폭증이 의료대응 체계의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방역 당국의 예상보다 빠르지만, 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은 예상보다 낮기 때문이다. 2일 현재 부산의 위중증 환자 수는 18명이며,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3.5%이다. 이는 지난해 가을 위드 코로나 도입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대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대부분이 무증상이나 경증이다 보니 생활치료센터는 1989병상 중 1777개 사용해 가동률이 89.3%로 치솟았다.
전국적으론 2일 위중증 환자가 278명을 기록해 5일 연속 200명대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달 초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본격화되자 2주 뒤부터 위증증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증가세는 감지되지 않는 상황인 셈이다.
전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추세가 엇갈리면서 향후 감염 상황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확진자 폭증으로 결국 방역과 의료 체계에 심각한 압박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위중증 환자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큰 위기 없이 대유행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어느 정도 힘이 실린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향후 감염 규모가 어디까지 커질지 알 수 없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면서 “3차 접종을 포함해 접종 완료자가 늘어날 수록 피해를 줄이고 엔데믹을 앞당길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백상·백남경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