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 창업가들의 해외 창업 경진대회
김철윤 양저우포엔스 대표이사
제조업은 4가지 요소인 T-NAM 결합하여야 꽃이 핀다. T는 소비자와 기술적 트렌드(Trend), N은 내가 맡을 니치(Niche) 시장의 발굴, A는 제조 능력(Ability), M은 마케팅(Marketing)이다. 또한 제조업은 설계, 생산, 설치, AS의 4가지 요소를 갖추어야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직접이든 외주이든 명확히 구비되어야 하고, 반드시 핵심은 본인 소유물이라야 휘둘리지 않는다. 국내에서 이러한 물리적 준비와 시행착오 등의 경험을 쌓은 후에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청년 후배 창업가들을 보면 정말 대견스럽다.
청년 창업자들은 자본이 부족하기에 대부분을 자급자족하여야 한다. 그래서 해외 시장 개척 비용의 절감에서 정부 기관의 해외 마케팅 사업 등으로 진출이 필수적이다. 해외 마케팅 사업 중 특히 해외에서 진행되는 창업 경진대회를 지켜보면, 선배로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행사 주최 측의 전문성과 경험으로 외형의 모양새는 만족할만하나 경진대회의 심사위원을 보면 뭔가 찜찜한 마음이다. 행사의 타이틀은 4차산업 등의 시대적 과제를 어린 청년에게 불어넣었지만, 과연 심사위원들은 정말 그에 필적한 내공을 갖추었을까?
전통적으로 한 분야에 정통하거나 여러 방면의 핵심에 정통한 사람을 전문가라 한다. 심사위원은 다방면의 핵심을 집어가는 능력이 중요하다. 발표자와 심사자 모두가 깊이가 있을 때 행사가 빛이 난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해외 경진대회의 심사위원들은 이공계 기반이 아닌 인문계열이 대부분이다. 심사위원들이 발표자의 콘텐츠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줘야 하는데, 도리어 발표에 흡입되어버린다.
구조적 요인은 일단 이공계열은 해외 잔류 대신 국내 복귀를 선호하여 인재 풀이 작다. 그리고 중국시장에서 5년 전 양국의 불행한 사태 이후로 북경은 8만에서 현재 3만, 칭다오는 15만에서 현재 5만으로 쪼그라들었고, 요식업 및 소비재의 자영업이 대부분이라 인재 풀이 협소할 수밖에 없다. 또 어떤 발표장에 가면, 국내 4대 그룹 임원 출신이 심사위원에 앉아있는데, 대회 모양새는 좋아 보여도 과연 적합할 것인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청년 창업가들은 자금의 여력이 없기에, 4만 원 1인실의 호텔비가 아까워서, 2명이 3만 원짜리 방에서 함께 잠을 쪼개 자야만 한다. 그들은 1000만 원 프로젝트를 위해서 동분서주 하지만, 4대 그룹 임원들은 최소 단위 1000억 원의 프로젝트가 몸에 배었고, 그곳에 익숙함이 묻은 분들이다. 차라리 4대 그룹 계열사 내의 사내 창업자들에게는 좋은 멘토가 될지언정, 맨발의 청춘에게 적합한지는 다시 더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다고 과연 적합한 심사위원이 없을까? 인구 1만 명이 넘어가면 반드시 있고, 찾으려는 노력과 정성이 부족했다. 청년 창업가는 본인 인생을 건 심대한 각오로 진출하려고 하는 해외 시장이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멍석을 깔아 주었는지 기성세대는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월급날 30일 중의 하루의 지나가는 행사일지 모르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명운을 건 하루일수도 있다. 비단 멍석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멍석을 깔아주고, 그래서 젊은 청춘들이 그 멍석을 바탕으로 건강한 나무로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