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D-30, 균형발전·분권 공약 지역서 심판하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급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밤 열린 첫 4자 TV 토론 시청률 합계가 39%를 기록할 만큼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TV 토론이 처음 실시된 1997년 15대 대선의 55% 이후 역대 두 번째라고 한다. 물론 첫 4자 TV 토론 직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전히 오차범위 내 초박빙 대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 승패가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 같지만 국민들이 후보들의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에는 목말라 있었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비전·정책 경쟁 ‘갈증’ 새삼 확인한 TV토론
지역 공약 의지·실행력도 제대로 검증해야
도 7일부터 2주에 걸쳐 “부산 현안 ‘딥’풀이”에 나선다. 현실로 다가온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서 더 이상 빌 공 자 ‘공약(空約)’으로 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주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여야 후보들이 부산 지역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앞다퉈 쏟아 내는 공약들이 실현 가능한 것인가를 ‘딥(Deep)’하게 따져 물을 작정이다. 내년 개최지 결정을 앞둔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그 핵심 기반인 ‘가덕신공항’을 비롯, △부울경 메가시티 △북항재개발 △경부선 지하화 △부산 금융중심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부동산 △지역대학 위기·자치경찰제 △부산 관광·문화 산업 등 부산의 10대 현안이 검증 대상이다.
핵심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에 누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가 여부다. 지역 현안 사업 공약은 구체적인 과제이고, 이것이 현실화하면 국가 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지방분권 실현과 지역 성장도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의 50.2%, 100대 기업의 91%, 예금과 대출의 67%, 정부 투자·출자·출연기관의 86%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지역대학 위기, 지역 청년 유출에 따른 지역공동체 위기, 지역소멸의 위기는 극복하기 어렵다. 강력한 지방분권 추진만이 한국 사회가 당면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느냐의 중대 기로가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균형발전·분권 추진 의지와 역량을 지닌 미래 지도자로서, 지역과 소통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앞서 KSOI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가 부울경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역대 보수 성향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는 크게 못 미치고,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뒤지긴 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윤의 안심도, 이의 실망도 이르다’는 게 지금 PK의 민심이다. 우리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공약을 얼마나 내실 있게 이행할 것인가를 심판할 것이다. 각 후보는 이런 지역 민심을 잘 알고 남은 30일간의 대선 레이스에 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