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자 병원 이송 요구했지만 방치” 부산 생활치료센터서 50대 확진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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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거나 재택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지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유족들은 방역 당국의 안일하고 부실한 모니터링과 대응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재택 치료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이 응급 환자 발생에 대해 더욱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선 재택치료 뒤 10대 숨져
확진자 늘며 대응 시스템 ‘구멍’

6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 23분 부산진구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A(51)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청소 중이던 호텔 직원이 A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5일 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평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으로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다. 유족은 “평소 기저 질환이 있다고 알렸지만 보건소 측이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하라고 했다”며 “입소 사흘 후 명치와 배가 아프고 가슴 압박 등을 호소해 중증으로 가고 있다고 느껴져 간호사에게 병원 이송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당국과 간호사에게 수차례 ‘병원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고 3차 접종을 예약한 상태였다. 유족은 “A 씨가 이상 증상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타이레놀과 소화제 정도만 처방해 줬고 직접 가지고 간 약으로 버텼다”며 “갑작스레 사망 연락을 받았다.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부산시는 해당 간호사와 유족이 나눈 녹취 파일 등을 토대로 의료진의 부실 대응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A 씨를 부검해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4일에는 광주에서 10대 B 군이 코로나19 재택 치료 기간이 끝나고 며칠 뒤 숨졌다. 백신도 2차까지 맞은 상태였던 B 군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진 뒤 재택 치료를 했다. B 군은 병원 모니터링과 격리가 끝난 지난달 31일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돼입원한 이후 혈전 치료를 받다가 입원 하루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B 군이 재택 치료를 하던 기간에도 보건 당국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방역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며 부검을 요구하고 있다.

이대성·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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