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 서호병원, 15년 만에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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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서호병원이 이달 말 폐원한다. 서호병원 전경.

부산 수영구의 300병상 규모 서호병원이 개원 15년 만에 문을 닫는다. 직원 250여 명과 특수 치료 환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됐다. 병원 측은 폐원 이유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적자 누적을 들었다.

6일 의료법인 서호의료재단에 따르면 수영구 광안동 서호병원은 이달 28일 폐원한다. 서호병원은 이를 위해 지난달 7일 부산시로부터 의료법인 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받았고, 수영구청에 폐업 신고를 준비하고 있다. 서호병원은 2007년 11월 개원한 병상 300개 규모 병원으로 고압산소치료센터, 재활치료 등 다양한 진료 분야를 운영했다.

코로나 경영난 적자 누적 주장
7월 전 부도 진단 속 28일 폐원
직간접 고용 250명 실직 전망
건설사와 부지 매각 협상 진행

서호병원은 코로나19로 경영에 직격타를 맞았다고 주장한다. 재단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경영이 급격하게 나빠졌고, 지난해에는 30억~40억 원 수준의 적자를 봤다. 서호병원 측은 “경영진단업체로부터 전문 진단을 받은 결과, 병원을 계속 운영하면 올해 90억~100억 원 정도로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자가 계속 불어나면 금융권에서 대출 연장이 승인되지 않아 올해 7월 전에 부도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단의 폐업 결정으로 병원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250여 명이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됐다. 의사 7명은 타 병원 이직이 결정됐지만 간호사, 행정 직원 등은 각자 일할 곳을 찾아야 한다. 한 직원은 “이직도 쉽지 않다. 지역 의료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지만 연차가 높으면 받아줄 병원도 많지 않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고압산소치료 등 특수 치료를 받던 환자들도 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서호병원에서 고압산소치료를 받아 온 정 모(60) 씨는 “병원 폐업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아직 어느 병원으로 갈지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압산소치료는 당뇨병, 버거씨병, 화상, 만성두통, 어지럼증, 손발 저림을 앓는 환자에게 쓰이는 치료다.

서호병원은 건설회사 등과 접촉해 병원 부지와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다. 직원 퇴직금과 물품 대금, 은행 부채 등을 해결하려면 총 400억 원이 필요한데,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호병원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부산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용적률 400%과 건폐율 60% 이하로 건축이 제한되고, 부산시 가로구역별 건축물 최고 높이 제한지역에도 포함돼 최고 높이 59m 규모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건설 업체와 거래가 성사되면 해당 부지에 오피스텔 등 주거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서호병원 측은 “건설회사 등 여러 업체와 거래 협상 중이다. 서둘러 매각을 성사시켜 직원들 불만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타 병원과 접촉해 문제가 생기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손혜림·나웅기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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