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에 콧물…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호흡기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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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고 건조한 대기 환경에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늘면서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비염이나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도 기침과 가래, 콧물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감기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호흡기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질환이 돼 오래 고통 받을 수 있는 데다 천식이나 만성 폐색성폐질환 등으로 악화해 호흡곤란 같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황혜림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 호흡기내과 심은희 과장의 도움말로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알레르기 비염, 코감기와 증상 유사 축농증과 결막염·중이염 등 유발
독감도 고열·폐렴·천식으로 악화
고령층, 매년 독감 예방접종 필수

■맑은 콧물, 재채기 땐 비염 의심

이맘때 특히 기승을 부리는 알레르기 비염은 코감기와 혼동하기 쉬운 흔한 질환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15~2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바이러스 감염인 감기와 달리 기후 변화,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대한 면역 과잉반응으로 발생한다.

감기의 경우 열이 나면서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는 반면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발작적 또는 연발적 재채기, 맑은 콧물이 나오거나 코막힘이 특징이다. 또한 비염은 처음부터 코의 분비물 양이 많고 투명하고 묽어 무색에 가깝지만 감기는 처음에는 무색이나 곧 희끄무레하게 뿌옇거나 노르스름한 특징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할 경우 콧속 공간인 부비동이 쉽게 감염되어 축농증이라고 알려져 있는 부비동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부비동염으로 인해 턱뼈 관절, 광대뼈, 뒷머리 등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주변 기관에 염증을 일으켜 결막염, 중이염, 이관염, 인후염, 후두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2020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비염 환자는 연령별로 0∼9세 30.2%, 30∼39세 10.9%, 40∼49세 10.7% 순으로, 10세 미만 유소아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인자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원인이 달라 본인의 원인 인자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또는 경구용, 경비강 스테로이드 등 약물 요법이 사용되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약한 강도로 투여하는 면역요법도 있으나 오랜 기간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로 개선이 어렵거나 심한 코막힘 또는 코 형태에 이상이 있는 경우, 축농증 등이 동반되었다면 진단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독한 감기? 고령층에는 치명적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지만, 그렇다고 ‘독한 감기’는 아니다. 200여 종의 바이러스로 인해 사계절 내내 걸릴 수 있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 C가 원인으로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기는 서서히 미열이 시작되며 콧물이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독감은 두통, 콧물,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외에도 근육통, 피로감, 관절통, 오한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체온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 후 24시간 이내에 38~40도로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감기는 평균 2∼5일 정도 지나면 자연 치유되며 심한 경우 중이염, 결막염, 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에 따라 해열제 등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며 특별히 예방접종이 없다. 반면 독감은 휴식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가능하나 심한 경우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과 면역이 억제돼 있는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치료하며, 매년 10월경에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날씨엔 천식 발작 위험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 봐야 하다.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일반적인 감기와 달리 호흡곤란이 동반된다. 특히 야간이나 운동 후 기침이 더욱 심해지거나 숨을 쉴 때 ‘쌕쌕’하는 소리가 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천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천식은 혈압이나 당뇨처럼 매일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본인 상태를 담당 의료진에게 잘 알리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 요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에서 천식 발생 원인이 되는 환경 요인을 회피하는 것이다. 간접흡연, 곰팡이, 집 먼지 진드기 등 실내 흡입 항원을 회피하고 비만, 예방접종, 호흡 훈련, 건강한 식생활 등 비약물적 치료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요즘 같은 겨울에는 차가운 공기로 천식이 악화돼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천식이 있는 고령 환자라면 합병증 예방을 위해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으며 가급적 추운 날씨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 등으로 체온을 올리는 등 갑작스럽게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좋다. 습하고 따뜻한 공기를 코로 호흡할 수 있도록 마스크나 스카프 등을 착용하고, 천식약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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