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블랙홀, 글로벌 경제 또‘발목’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블랙홀에 글로벌 경제가 또 한 번 위기에 처했다. 규제 완화에 숨통이 트일 거라는 기대도 잠시, 세계 주요 국가에서 구인난, 투자 감소 등 저성장 현상이 잇따른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이 구인난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결근 노동자 증가로 직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일자리를 비운 노동자가 지난달 초순 8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기업이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업 활동이 제약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일자리 비운 노동자 880만 명
각 기업 주문 물량 소화 어려워
일, 입국 규제에 외국서 투자 보류
중국은 ‘춘제 특수’ 기대 못 미쳐
WSJ는 “직원들의 잦은 이직과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기업들이 인력 운용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서 “일상 업무 수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기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 대표 기업인 맥도날드는 지난해 12월 직원 부족으로 영업시간을 10% 줄였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체 매장의 1%가량은 단축 영업을 하기도 했다. 유명 페인트 생산업체인 PPG 인더스트리스도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해 일부 공장의 경우 결근율이 40%에 달했다고 밝혔다. 페덱스는 지난달 익스프레스 네트워크의 일부 항공화물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지난주 다시 정상화했다.
미국에서는 이같은 구인난, 잦은 이직 등으로 일자리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의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46만 7000개 늘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전망치의 4배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입국 규제가 강화되자 외국 기업이 투자를 보류하는 일이 잇따랐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는 최근 일본에 대한 투자 판단을 보류했다. 일본 법인 사원의 10~15%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상당수가 일본에 입국하지 못한 채 대기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본 기업과의 공동 사업이 중단됐고, 일부 투자도 보류됐다. 지멘스 측은 “일반 시장의 성장 전망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독일 자동차 관련 업체인 보슈는 현재 외국 직원 31명이 일본에 입국하지 못해 사이타마현에 있는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체인 포르시아클라리온 일렉트로닉스도 모회사 기술자 등 장기체류 예정자의 10%만 일본에 입국해 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는 일손 부족에 기여했던 기능실습생의 입국도 거의 끊긴 상태다. 일본에서는 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1713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처음으로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연중 최대 대목인 춘제 특수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 수위를 최고 단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제?x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행부 집계 결과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어진 춘제 기간 중국 내 여행객은 2억 51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 소비액도 2892억 위안(약 54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었다. 더불어 영화 흥행 수입도 줄어드는 등 춘제 기간 동안 소비가 예상을 밑돌았다.
중국은 이에 더해 최근 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경기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18.3%까지 올랐으나 이후 7.9%, 4.9%, 4.0%로 떨어졌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