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퍼런 ‘단일화 반대’… 이준석의 속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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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 변수인 윤석열·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의 가장 큰 장벽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다. 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와 SNS 메시지를 통해 반복적으로 단일화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에도 페이스북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고 쓰인 사진과 함께 “비먹금(비둘기에게 먹이 금지),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 일각에서 단일화를 위해 안 후보에게 ‘책임 총리’를 맡기자는 제안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조롱에 가까운 글을 올리며 이를 차단한 것이다. 이 대표가 극구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막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른미래당 시절 안철수와 반목
지분 구도·대권 가도 장애 판단
이 “안 지지율 그대로 안 올 것”

이 대표는 일단 데이터에 기반한 선거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도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2∼3일 단위로 심층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며 “안철수가 포기하고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양자구도에서 그 지지율이 그대로 이전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자체 분석 결과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단일화가 승률을 높인다는 결과와는 상반된 분석이다.

이 대표의 이런 확신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리 기억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민의힘 상당수 의원이 당 밖의 안 후보를 물밑에서 밀었지만, 결국 자강론을 내세우며 안 후보를 끊임 없이 깎아내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략이 먹혔다.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멘토로 여기는 이 대표는 이 경험을 공·사석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 투표일이 다가오면 결국 50% 이상인 정권교체 여론이 제1야당의 윤 후보로 쏠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집착에 가까운 반단일화 행보에는 안 후보와의 구원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 후보와 이 대표는 과거 바른미래당에 함께 몸담았던 시절부터 공천 문제 등을 놓고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 대표는 최근에도 안 후보를 향해 “싫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로 적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행태를 두고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고리로 당내에 진입할 경우 복잡해지는 지분 구도, 차기 대권 레이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의 독주에 대한 당내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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