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찾아 ‘80분 밀담’… 이재명의 승부수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깜짝’ 회동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1박 2일 부산 방문 일정을 마친 6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20분간 김 전 위원장을 그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동에는 최재천 전 의원 1명만 배석했고, 이 후보의 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 인사도 회동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한다.
이 “평소 가깝게 모시던 분”
김 “특별히 관심 가질 일 아냐”
야권 단일화 견제구 시각도
이 후보는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가깝게 모시던 분이라 신년이고 해서 조언도 들을 겸 만났다”며 “세부적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이날 “특별히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두 사람은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이 후보가 지지율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많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결별했다는 점에서 그가 이 후보 손을 들어 준다면 윤 후보 측에 주는 타격이 적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한 견제구로도 볼 수 있다.
물론 대선을 30일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선대위에 몸을 담거나 이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 등 과감한 행보를 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선거 막판에 조언을 하며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7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보다 이 후보가 잘 준비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다”며 “저도 두세 번 김 전 위원장을 만났는데 이 후보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 회동을 시작으로 7일 중앙대 법대 스승이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전 의원과 오찬을 했고, 8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을 추진하는 등 중도층 표심 구애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잇단 회동에 대해 “대한민국이 퇴보할지 전진할지 중요한 국면이기 때문에 자원과 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