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안 남았는데 초박빙… “중도층 잡아야 대권 잡는다”
여야 후보 부동층 잡기 총력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부동층 잡기에 손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3·9 대선 레이스가 마지막 한 달 구간에 들어섰지만,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자 일정이나 메시지 수위 미세 조정을 통해 지지층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안간힘으로 읽힌다.
이재명 후보는 7일 오전 역대 민주당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구성된 ‘국정연구포럼’의 자신 지지 행사에 참석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계승을 강조했다. 이 포럼은 민주 정부 고위직 출신 회원 104명으로 구성됐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상임고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이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4기 민주 정부는 이전 민주 정부들의 공과를 모두 함께 책임지고, 잘한 것은 승계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시정하며, 새로운 것은 더할 것”이라며 “그 속에서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신다니 천군만마보다도 더 든든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인재와 정책에 있어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가 필요하고, 내각도 국민 내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역대 민주당 정부 계승 강조
야권 인사들 만나 외연 확장 시도
윤, 새 정부 경제 비전 특별 강연
건강검진 확대로 부동층 공략
오후에는 시·도당 연석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지역 상황을 점검하고 결집을 호소했다. 한편에선 김종인·이상돈·윤여준 등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야권 인사들을 만나며 적극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는 동시에 아직 마음을 열지 않은 민주 진영 부동층을 공략한 셈이다. 윤 후보를 정조준한 직격성 발언 빈도를 늘리며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민주 진영 지지층 결집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물론 선대위가 최근 공개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을 지렛대 삼아 윤 후보와 김 씨의 연관성을 부각하며 ‘대장동 역공’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는 적극적인 정책 드라이브로 중도층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정권 교체를 요구하지만, 윤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부동층을 흡수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특별 강연을 통해 새 정부의 경제 비전으로 역동적 혁신 성장과 생산적 복지라는 양대 축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초(超)저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일자리가 늘지 않고 청년 세대의 기회가 극히 제한되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지면서 양극화는 더 심화하고 있다”며 “초저성장으로 위축된 우리 경제 사회가 역동적으로 바뀌고 도약적 성장으로 국민 모두에게 큰 기회 찾아오고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복지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른세 번째 ‘석열 씨의 심쿵약속’으로 중장년기부터 노년기까지 골다공증과 우울증에 대한 국가 건강 검진을 확대한다는 공약도 냈다. 윤 후보는 현재 두 차례(만 54·66세 여성)에 불과한 골다공증 국가 무료 검진 대상에 만 60세와 만 72세 여성까지 포함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증 골다공증과 골절유경험자 등 골절 고위험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재골절 예방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윤 후보는 현재 20세부터 10년마다 한 번씩 받게 돼 있는 국가건강검진상 정신건강검사(우울증)의 검사 주기도 50세부터는 5년 단위 주기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여 가겠다”며 연금 개혁안을 발표, 선명성을 부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여야 4인의 대선후보가 첫 TV토론을 통해 연금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밝혔는데, 심 후보가 이날 발표를 통해 해당 이슈를 선점한 셈이다.
심 후보는 이날 ‘90년대생이 묻다, 우리 연금 받을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연금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심 후보는 “비록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국민 여러분께,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제안한다”며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을 국민연금 방식으로 통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연금을 통합하는 대신 노동자로서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온전히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