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 반대”
러시아가 일본의 사도 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한국 측의 반응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를 지우기 위해 다수의 국가를 상대로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 대변인 “한국 반응 이해
일, 범죄 행위 지우려는 조치”
그는 “군국주의 일본은 식민지로 만든 영토 사람들에게 금광에서 고된 노동을 시켰다”면서 “이 같은 잔혹 행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는지 원칙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유네스코와 산하 세계유산위원회의 비정치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유네스코가 일본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일제강점기 다수의 조선인이 가혹한 노역을 강요받았던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추천서를 냈다.
러시아뿐 아니라 현재 중국도 이 같은 일본 행보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지난달 30일 언론과의 서면 질의응답에서 “강제노역은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 침략과 식민통치 기간에 저지른 심각한 범죄”라면서 “일본은 앞서 유사한 등재 과정에서 일부 유적지에서 아시아 국가 노동자들의 의사에 어긋나는 강제노역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희생자를 기리기로 약속했지만 끝내 실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이 이웃 나라의 아픈 기억을 무시하고 이 같은 등재를 또다시 시도하는 것은 분노와 반대를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사도 광산 문제가 도마에 오를지 초미의 관심사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0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과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에 대한 질문에 “아직 개별 회담에 관해서는 조율 중”이라며 답을 피했다.
한편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사도 광산 문제와 관련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섰다.
이날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간에 풀어야 할 현안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아직 접점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